도쿄돔에 울린 '대만發 홈런주의보'
역시 대만 라뉴 베어스의 공격력은 만만치 않았다.
라뉴 베어스는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중국 차이나 스타스와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6' 개막전에서 천진펑의 만루포와 투런포, 천펑민의 3점포 등 홈런 3방 및 장단 18안타를 몰아치며 12-2 8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대만 공격의 중심은 단연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출신 4번 천진펑. 3-2로 앞선 4회 1사 만루에서 천진펑은 상대 3번째 투수 좌완 타오부를 상대로 왼쪽 2층 관중석을 맞추는 비거리 145m짜리 대형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천진펑은 또 10-2로 크게 앞선 8회 2사 2루에서도 상대 5번째 투수 후앙취앤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35m짜리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이날 5타수 4안타 2홈런 6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홍이충 라뉴 감독이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팀의 키플레이어로 꼽으며 "천진펑의 공격이 살면 팀도 같이 산다"고 호언할 만했다.
라뉴는 천진펑의 홈런에 이어 7-2로 앞선 채 이어진 2사 1, 2루에서 8번 천펑민까지 타오부에게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포를 쏘아올렸다. 5회 한 이닝에만 홈런 2방 등 장타력과 함께 9점을 뽑아낸 응집력이 돋보였다.
천진펑은 이날 경기 후 "2주간 경기가 없었지만 컨디션은 괜찮다"면서 "매경기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코나미컵' 우승을 노리는 삼성 라이온즈로서는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대만의 장타력이다. 물론 전력상 몇 수 떨어지는 중국팀을 상대로 터진 홈런이지만 공기저항이 적고 상승기류가 있는 도쿄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삼성은 결승진출을 위해서 라뉴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9일 오후 6시 일본 니혼햄 파이터스전을 치르지만 전력상 다소 열세라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 삼성은 중국전에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지만 라뉴도 이미 중국을 잡았다. 니혼햄이 라뉴를 잡을 것이라고 보면 오는 11일 열리는 삼성-라뉴전이 사실상의 결승 진출전이 될 전망이다.
'지키는 야구'를 표방하는 선동렬 감독의 삼성이 천진펑을 앞세운 대만의 장타력을 막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도쿄=CBS체육부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