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 중국은 지난 1999년부터 2002년까지 3차례에 걸쳐 제주도에서 남서쪽으로 200㎞ 가량 떨어진 해역에 대한 멀티빔 측량 등을 통해 수중암초 하나를 새로 발견하고 이 암초에 임시 이름까지 붙인 사실이 중국측 자료에 의해 확인됐다.
중국 국가해양국의 주도로 해양출판사가 작년 9월에 발간한 것으로 돼 있는 '중국 근해 및 인근해역 지형.지모(中國近海及隣近海域地形地貌)'에 따르면, 중국이 새로 발견한 암초는 한국의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에서 동북쪽으로 약 4.5㎞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서북쪽에서 동남쪽으로 뻗어 있는 이 암초의 크기는 길이 390m, 너비 220m, 면적 0.086㎢로서 전체 적으로 기다란 말 안장 모양을 하고 있다. 또 양쪽 끝은 높으면서 뾰족하게 각이 졌고 중간 부분은 낮으면서 작은 돌기가 돋아 있는 형태다.
이 암초의 서북단에서 수심이 가장 얕은 곳은 북위 32도08.819분, 동경 125도13.342분이고 수심은 26.0m였다. 또 동남단에서 수심이 가장 얕은 곳은 북위 32도08.76분, 동경 125도13.41분이고 수심은 28m로 확인됐다.
중국은 1999년, 2001년, 2002년에 제주도에서 남서쪽으로 약 200㎞,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북동쪽으로 약 335㎞ 떨어진 해역 내의 이어도 등에 대해 자세한 멀티 빔 측량, 재측량 및 대조 확인 작업 외에 얕은 지층의 단면, 사이드 스캔 소나, 자기법 등의 보조수단을 활용한 탐사를 통해 이 암초를 확인, 임시로 '딩얜(丁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중국 해군이 1963년 출판한 '황해 및 동해'(1:200만), 1977년 출판한 '칭다오(靑島), 상하이 및 부산, 모지(門司)' 해도(1:100만), 국가해양국 제2해양연구소가 1987년 출판한 '동해지형도'(1:100만), 상하이해양지질조사국이 출판한 '동해해저지형도' 등의 자료에 이어도와 함께 나타나 있는 야자요(鴨礁), 후피자오(虎皮礁)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또 이어도에서 남동쪽으로 약 3.1㎞ 떨어진 곳(북위 32도06.18분, 동경 125도11.4분)에서 의문의 해저물체를 발견, 같은 방법에 의한 탐사.측량 결과를 토대로 이 물체가 지난 1963년 이 해역에서 침몰한 중국 최초의 원양 화물선 '약진호(躍進號)'라는 결론을 내렸다.
적재량 1만5천930t급인 약진호는 옥수수 1만t과 기타 잡화 3천600t 가량을 싣고 1963년 4월30일 오후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항을 떠나 일본 모지항과 나고야(名古屋) 서항을 향해 항해하던 도중 이어도 서남쪽에 있는 길이 약 3.5m, 너비 약 1m의 암초에 부딪쳐 침몰했었다.
'중국 근해 및 인근 해역 지형.지모'는 서문에서 국가해양국 과학기술사(司)의 조직과 지도로 이 책이 편찬됐다면서 8명의 분야별 전문가가 '멀티빔 해저 지형.지모 종합측량 연구보고'를 토대로 삼아 집필을 맡았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국가해양국의 '2005년 해양행정 집법(執法)공보'는 중국이 해양권 수호를 위해 "이웃나라와 분쟁이 있는 해역에 대해 순항 감시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한국의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에 대해 5차례 공중감시 활동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었다.
이어도는 1900년 부근 해역을 지나던 영국 상선 '소코트라'호에 의해 처음 발견돼 이 상선과 같은 이름을 딴 '소코트라 락(Socotra Rock)'으로 세계 해도에 올라 있으며, 중국은 이를 '쑤옌자오(蘇岩礁)' 또는 '쑤옌'으로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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