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이현오
서길수 고구려연구회 이사장, 국제외교안보 포럼서 강조... 총체적으로 나서야
중국의 고구려사를 비롯한 발해와 고조선 역사, 최근 백두산 공정에 이르기까지 중국 내 소수민족역사를 자민족(自民族) 역사화 하려는 동북공정(東北工程, 동북 변경의 역사와 현황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프로젝트 마무리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 수위에 비판여론이 비등한 시점에서 고구려사를 전문으로 연구해 온 학자가 중국의 역사침탈 행위와 우리 정부의 미온적인 조치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 동북공정은 역사침탈 행위다! 21일 오전 조찬모임으로 열린 국제외교안보 포럼에서 중국의 동북공정 비판과 대응책을 제시하고 나선 서길수 교수. ⓒkonas.net
서길수(서경대, 고구려연구회 이사장)교수는 21일 오전 '국제외교안보 포럼'(이사장 김현욱)주최 세미나 초청연사로 참석해 중국의 동북공정에 따른 우리 역사 침탈을 주제로 강의하면서 현재 중국의 동북공정 연구계획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으며 이들이 추진하는 것은 우리 정부가 얘기하는 수준의 학술적 연구가 아닌 바로 역사 침탈로 이어 지는 실행단계라며 그 파급성과 위험성을 낱낱이 꼬집었다.
▲ 서길수 교수. ⓒkonas.net
지난 30여년 간 고구려사만을 고집스레 연구해 이 분야의 특별한 전문가로 알려진 서 교수는 정부가 고구려연구재단을 설립하는 등 부산을 떠는데 대해서도 "이제 와서 무슨 대책을 세우는가. 동북공정은 5년간의 계획으로 내년 2월이면 끝이 나고 그 뒤에는 왜곡 아닌 역사침탈로 곧장 실행단계로 들어간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미 25년여에 걸쳐서 본격적인 연구를 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를 외면하고 도외시했다. 그러면서도 외교부 당국자는 '학술적으로 이루어지는 사항인데 현 단계에서는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등의 답변만 늘어놓고 있는데 무엇이 학술연구라는 말인가"며 반문하고 곧장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현실임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중국 현지 유적지를 방문해 촬영한 자료들을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제시했다.
그는 또 최근 고구려 역사를 소재로 제작 방영되고 있는 일부 TV 드라마가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고 있어 어떤 면에서는 중국에 이로움을 더해주고 있다며 사실이 과장돼 오락성이 가미된 드라마가 정확한 내용을 잘 모르는 시청자에게 진실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며 폐해현상도 지적했다.
서 교수는 중국이 주장하는 논리인 고구려가 중국 땅에 세워졌으니 중국의 역사라는 논리에 대해서도 제국주의적 발상이라며 비판했다. 즉 2천년을 이어 온 고조선 이후 고구려 발해로 이어지는 역사가 어떻게 25년 간 연구한 성과로 중국 역사로 뒤집으려 할 수 있느냐며 그 것이 바로 전형적인 제국주의 역사며 잘못된 논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 정부의 이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도 못마땅한 속내를 내 비췄다. 즉 정부가 만든 고구려 연구재단에 예산을 배정하고 전문가를 끌여 들였음에도 정작 필요한 부분에는 예산이 미 배정되고 관련 학자들이 배제된 점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또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고구려는 705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며 고구려 백제 신라 등 우리나라는 기본 역사가 500년에 이르지만 중국은 하·은·주를 제외하고는 400년이 되는 나라는 단 하나의 국가도 없다"고 말하고 다만 "北宋은 포청천이 있었기에 300년은 갔다. 고구려 705년 동안에 (중국은)35개국이 왔다 갔다. 불과 30, 40년의 역사를 가진 중앙정부가 지방정권에게 벼슬을 주었다면 오락가락한 중앙정부가 주인인가, 705년 역사 고구려가 주인인가"며 중국의 설을 일축했다.
서 교수는 특히 중국의 역사를 통한 팽창정책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 특히 동북3성이 중심이 돼 주변국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하나의 정책이라며 고구려, 월남, 돌궐, 백제 , 신라 등도 다 그들의 역사로 간주하고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한, 월남, 네팔, 인도, 몽골, 키르키스탄 등 14개국과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시아의 평화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것이며, 이는 동북아의 평화와 나아가 세계평화를 저해하는 제국주의 발상임을 강하게 비난했다.
서 교수는 중국이 추구하는 것은 결국 통일적 다민족 국가이며 여기에 포함되는 것이 동북공정이며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국가인 고구려를 자기들 역사로 하는 것은 결국 인접한 모든 소수민족 국가를 자기 국가화 해 하나의 거대한 중화민족국가를 건설하려는 중국의 총체적 음모라며 이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붕괴에 대비한 중국의 대비책에 대해서도 현재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20만의 중국 정규군이 배치돼 만약을 대비하고 있다고 현지 방문결과를 중심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이런 중국의 사관(史觀)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동북아 역사 전반을 봐야하고 유효한 세계관과 역사관을 개발함으로써 전 국민적 차원에서 총체적으로 나아가야만 된다며 언론이나 정부가 계속적으로 이를 밀고 나가야 하겠지만 국민들은 소설, 연극, 만화, 등과 같은 문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교육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세계사에 공헌하는 민족만이 살아남아 역사의 전면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자신의 소신을 펴기도 했다.
한편 이에 앞서 ‘동북공정’에 맞서 고구려 역사 알리기에 나선 MBC `느낌표-위대한유산74434`가 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사침탈 현장을 소개해 충격을 준 바 있다.
지난 16일 ‘위대한유산...’이 전한 중국 내 고구려 역사 왜곡 현장은 심각했다. 1500년전 고구려의 흔적이 살아 숨쉬는 성산산성엔 고구려 건축 양식 대신 중국식 성과 건물이 들어섰다. 또한 고구려 천혜의 요충지로 중국의 침략을 막아냈던 ‘박작성’은 만리장성의 일부분인 ‘호산산성’으로 둔갑했다.
이 프로에서 서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북한이 통일되면 ‘북한은 우리 땅’이라고 생각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고구려를 중국역사로 생각하고 있다”며 “만약 북한이 붕괴됐을 때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게 동북공정의 목적이다”고 밝히기도 했다.(Konas)
이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