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짝퉁’ 자동차 부품을 비롯한 불량 자동차부품이 시중에 범람하고 있어 운전자들의 차량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과거에는 위조가 쉬운 브레이크 패드나 필터 종류 등 간단한 부품을 중심으로 짝퉁이 만들어졌으나, 최근에는 에어백처럼 정밀기술이 필요한 부품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부품으로 짝퉁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업계 관계자가 26일 밝혔다.
◇짝퉁 얼마나 유통되나=2004년 4~6월 관세청은 가짜상표 수입품에 대한 단속에서 소음기, 클러치 등 3억원 상당의 가짜상표 제품이 중국에서 수입되는 것을 적발했다. 앞서 2003년 12월에는 현대모비스 상표를 도용한 부품(클러치 등) 1억원어치를 들여오던 수입상이 세관에 적발된 사례가 있다. 경남 양산에선 엑센트, 아토스 등 현대자동차와 GM대우자동차의 가짜상표를 부착한 피스톤링과 베어링세트 등 14만2천세트(12억7천만원어치)가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관련업계는 중국산 짝퉁과 불법으로 제작되는 국산 비정품이 시중에 유통 중인 자동차 부품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바퀴와 차축을 이어주는 휠볼트는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부품이다. 휠볼트는 바퀴와 차축을 연결하는 주요 부품으로, 불량제품을 사용할 경우 볼트가 깨지거나 바퀴가 통째로 빠져나가 대형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브레이크 패드도 비정품을 사용하는 경우 제동력이 크게 저하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순정품 범퍼는 3.3t의 압축강도까지 견뎌낼 수 있으나 비순정품은 1.5t에서도 쉽게 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대처방안은=전문가들은 불량부품 장착을 예방하려면 지정 정비업체를 이용하고 부품은 반드시 순정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비순정품을 사용하면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사고시 피해보상을 받기도 어렵다. 특히 불량부품은 차량 수명을 빨리 단축시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자동차용 순정부품은 현대·기아차의 경우 부품 납품업체인 현대모비스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또 르노삼성, 쌍용차, GM대우 등 자동차업체가 지정하는 대리점이나 직영매장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가 순정부품을 직접 구입해 교환할 수 있는 품목이 많지 않아 정비업체에 부품 구입과 교체를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소비자들이 순정품으로 안전하게 교체되는지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정비업체가 부품을 교환하기 전에 소비자가 부품박스에 인쇄된 해당 자동차 업체의 로고를 확인해야 한다. 또 포장박스나 해당부품에 검사필증이 붙어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검사필증은 원칙적으로 개별 부품에 붙어 있지만 부착이 어려운 작은 부품은 박스 상단에 붙어 있는 경우도 있다. 현대모비스 검사필증은 3차원 디지털 홀로그램으로 제작돼 있으며, 떼어내면 ‘MOBIS’라는 글씨가 나타난다. 한번 떼어내면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작됐다.
특히 순정품이라도 부품의 마무리 상태까지 육안으로 꼼꼼히 점검해봐야 한다. 문제가 있을 때는 영수증을 지참해 대리점이나 지정 정비공장을 찾으면 무상으로 교환받을 수 있다.
〈박경은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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