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4064km ‘칭짱철도’ 오늘 개통
[문화일보 2006-07-01 13:08]
(::티베트 고원에 天路… ‘漢風 수송’::)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중국의 칭짱(靑藏) 철도가 1일 개통된다.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티베트의 수 도 라싸(拉薩)로 가는 첫 칭짱열차는 1일 오후 9시30분 베이징서 역을 출발한다.
‘T27’이라는 번호가 붙은 이 열차는 기존 일반열차 구간을 포 함해 총 4064㎞에 이르는 거리를 47시간28분 동안 달려 3일 오후 8시58분 라싸에 도착한다. 중국 지도부는 칭짱철도를 ‘톈루(天路)’ 즉 ‘하늘길’이라 부른다.
신문과 TV 등 언론매체에서는 칭짱철도 특집이 연일 보도되고 있 다. 1일 개통식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중국 당정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지도부 총출동 = 칭짱철도의 개통이 세계인의 주목을 끄는 이 유는 그 규모나 각종 세계 최초 기록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그동안 독립운동이다, 달라이 라마와의 갈등이다 해서 중국 정부 와 갈등을 빚어온 티베트 지역의 완전한 접수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즉 티베트의 완전 중국화를 선포하는 자리인 셈이다.
이날 개통식에 후 주석 등 당·정·군의 고위인사들이 대거 참석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발전과 민족간 융화, 대외개방 등 철도가 갖는 의의를 고려해 지도자들이 대대적으로 행사를 준비 하도록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후 주석은 칭짱선 종착지 라싸에서 1988년부터 4년 간 당 서기로 근무했던 인연이 있다. 이때 후 주석은 티베트 저항운동을 강경 진압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티베트에 부는 한풍(漢風) = 칭짱철도 개통은 중국 대륙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티베트를 비롯한 서 부지역의 경제발전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물류와 유통은 물론, 관광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곳은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다. 시짱 자치구의 인구는 270만명으로, 티베트족·몽골족 등 소수민족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티베트불교를 믿으며 은둔생활을 해왔다.
칭짱철도 개통으로 시짱자치구는 외부세계에 사실상 개방됐다.
연간 180만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하고 5년 후에는 그 수가 연간 530만명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서는 2004년 13억위안이었던 티베트지역의 여행 수입이 20 08년엔 60억위안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루 평균 3000~40 00명씩의 관광객이 다녀갈 것으로 철도 당국은 내다보고 있다.
한족의 이동도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 예상된다.
◆친디아 시대 = 국제경제적으로는 향후 인도와 서남아시아를 연 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인도와 국경 무역을 재개한 중국은 이 철도를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네팔과 부탄, 인도로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면 상하이(上海)에서 라싸를 거쳐 인도의 뉴델리로 연결되는 친디아 철도가 머지않은 장래에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칭하이(靑海)성 인민대표대회 류퉁더(劉同德) 부비서장은 “서쪽 으로 인도를 거쳐 바다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서부 대 개발에 중요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아대륙 교(南亞大陸橋)’의 기초가 될 것이란 얘기다.
남아대륙교는 태평양과 인도양 사이의 대륙을 철도로 연결하는 계획이다. 상하이를 출발해 시안(西安) - 란저우(蘭州) - 시닝( 西寧) - 라싸 등 중국 내륙을 횡단한 다음 네팔의 타투바니 - 카 트만두 - 비르간을 거친다. 이어 인도의 파트나 - 뉴델리 - 뭄바 이로 연결되며, 다시 파키스탄의 카라치로 갈라지게 될 예정이다 .
칭짱열차는? 칭짱철도는 해발고도가 평균 4500m나 된다. 노선의 80% 이상인 9 60㎞ 구간이 해발 4000m 이상의 동토(凍土)지역에 놓여 있다. 가 장 높은 지점은 5072m로 세계 최고 해발고도 기록이다. 이번에 개통된 구간은 칭하이성 거얼무(格爾木)와 시짱 라싸를 잇는 114 2㎞의 구간이다. 1984년 칭하이성의 시닝과 거얼무를 잇는 제1구 간 814㎞가 개통된 데 이어 22년만에 제2구간이 완공됐다.
베이징 서역, 청두(成都), 충칭(重慶), 란저우 등에서 출발하며, 베이징에서 라싸까지는 47시간28분이 소요된다. 좌석 요금은 38 9위안(약 4만5000원), 침대칸 요금은 813~1262위안(약 9만5000~1 4만3000원)선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일정시간이 지나면 하루 요 금이 수백달러 내지 1000달러짜리 호화 열차도 투입될 예정이다.
유럽의 ‘오리엔트 특급열차’에 버금가는, 5성급 호텔 수준이 될 것이란 얘기다. 이번 개통을 위해 7억위안(약 820억원)을 들 여 50편분의 열차가 제작 주문됐다. 객실은 차창 밖 풍경을 한눈 에 감상할 수 있도록 사방을 통유리로 만들고 샤워시설과 유흥오 락장 등을 두루 갖췄다.
열차 안에서 민속공연이 펼쳐지고 비행기에 적용하는 것과 같은 증압(增壓)장치를 설치, 해발 4000m가 넘는 고원지대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신체적 부작용을 없앴다.
베이징 = 허민특파원 minsk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