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인정하니 생산활동 활발"
[세계일보 2006-06-28 19:21:28]
중국에 ‘인도 공포’가 번지고 있다. 값싸고 질 좋은 노동력을 앞세워 경제 개발에 나선 인도의 경쟁력이 만만찮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인도 제조업 경쟁력 분석이 한창이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언젠가는 중국에 따라붙었던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칭이 인도로 옮겨갈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8일 중국 경제계와 언론에 따르면 인도 경제의 경쟁력은 갈수록 가공할 만한 위력을 보이고 있다. 1991∼2004년 인도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6%였지만 지난 3년간은 8%대에 이르렀다. 특히 올 1분기에는 9.3%를 기록해 전 세계 국가 가운데 중국(10.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의 국제금융보는 임금 비교를 통해 세계 기업이 인도로 몰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인도에 세워진 다국적기업 공장에서 일하는 일반 직공이 받는 임금은 하루 2달러(약 1900원)에 불과한 반면 중국은 최저임금 기준으로 4∼8달러에 이른다.
세계시장에서 원가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다국적기업이 인도의 2∼4배에 달하는 노동비용을 치르며 중국에 진출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금융보는 “인도 제조업체의 부상은 중국을 대체할 투자 지역을 찾아나선 다국적기업이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걱정하는 것은 인도의 경제특구 정책이다. 인도는 중국을 본떠 전역에 경제특구를 건설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경제특구는 75곳이며, 이 중 10여곳은 이미 가동에 들어갔다. 이들 경제특구에서는 정부 간섭이 배제되고 외국 투자 기업에는 세금 감면 등 각종 우대조치를 한다.
인도 타밀나두주 경제특구의 경우 미국 내 브랜드인 빅토리아가 전 세계에 판매하는 상품의 10분의 1을 만들어 내며, 노키아도 연간 3000만대의 휴대전화 생산 공장을 세웠다. 현대자동차도 진출해 있다.
이에 반해 중국에는 외국 기업의 투자 저해요인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임금이 급등할 뿐아니라 외국인 투자 우대조치가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계는 인도에 대한 중국 경제의 우위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지난해 7750억달러로, 약 2조2500억달러에 이른 중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베이징=강호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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