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은 <만리장성(長城)>이란 짧은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실 예로부터 (만리장성을 쌓기 위한) 노역 때문에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어갔을 뿐, 만리장성 때문에 오랑캐의 침략을 막아본 적이 언제 있었던가? (……) 언제쯤이나 만리장성에 새로운 벽돌을 보태지 않는 날이 올까? 위대하고도 저주스러운 만리장성이여!”
마오쩌둥 다음으로 중국인들에 강한 영향을 끼친 루쉰의 글을 중국의 검열 당국자들은 아직도 읽어보지 못한 걸까. 만리장성에 벽돌을 보태는 일로 중원의 광야는 지켜지지는 않는다.
중원과 광야의 가장 근원적인 미덕은 개방성이다.
바위와 먼지와 강물과 바람은 물론, 새똥 개똥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광야의 ‘받아들임’이 광야를 중원이 되도록 만든다. ‘그레이트 파이어월’이 작동을 시작했다는 소식은 아마도 지하의 루쉰을 다시 한번 우울하게 만들었을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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