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02 월드컵 4강이 홈 텃세 덕분이라는 중국 언론의 시각은 아직도 그대로였다. 8일(한국시간) 생테티엔에서 벌어진 프랑스-중국전을 취재하기 위해서 20여 명의 중국 기자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들은 경기 주요 장면마다 고함을 지르며 기자석을 소란스럽게 했다.
이들에게 한국의 2006 독일월드컵 16강 진출 가능성을 물었다. 중국 최대 인터넷 뉴스 사이트이며 중국 대표팀 독점 취재권을 가진 시나닷컴의 저우쇼우빈 기자는 “일반적으로 중국 언론은 한국이 1라운드(조별 리그)를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아시아 출전국들 중에는 5명이 독일 분데스리가 선수를 보유한 이란 정도만이 16강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이에 덧붙여 “2002년 한일월드컵 때도 한국은 4강에 오를 실력이 아니었다. 일본보다 못했다.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모리엔테스의 헤딩슛은 확실히 골이 맞았다. 이탈리아전 승리도 오심 덕분이었다”라며 2002년 당시의 한국팀도 깎아내렸다.
모리엔테스의 골이란 스페인전 당시 후반 스페인 선수가 엔드라인에서 올린 크로스를 페르난도 모리엔테스가 헤딩슛 해 네트를 가른 것을 두고 한 말이다. 하지만 크로스할 때 이미 선심이 공이 라인을 벗어났다는 휘슬을 불었고 이운재 골키퍼를 비롯한 한국 선수들은 휘슬 소리에 모두 플레이를 중단한 상태였다. 2002 월드컵 당시에도 관영 CCTV를 비롯한 중국 언론들이 이를 문제삼은 바 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들은 구체적인 예까지 들며 한국의 월드컵 4강이 실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중국 취재진들은 무승부로 경기가 끝날 듯하자 큰 소리로 떠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 실점으로 패배가 확정되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짐을 쌌다. 비록 중국이 독일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는 못하지만 200여 명의 대규모 중국 취재진이 독일에 입성할 예정이다.
생테티엔=이충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