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터넷이 급속히 보급되고 있는 중국에서 폭도화된 네티즌들이 게시판을 통해 특정인을 무차별 공격하는 등 인터넷을 사실상 점령하고 있어 사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 폭력은 지난 1966년 시작돼 학생이 교수를 구타하고 조롱하는 등 10년동안 중국의 붉은 대륙을 광기로 몰아넣었던 문화혁명을 연상케할 정도로 위험 수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1일 인터넷을 점령한 네티즌 폭도에 관해 보도하면서, 중국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인터넷 게시판 가운데 한 곳에 올랐던 한 남자 대학생과 유부녀의 불륜을 인터넷 폭력의 최근 사례로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4월 중순 한 남자가 자신의 아내와 한 남자 대학생간에 오간 e-메일을 통해 불륜을 의심하며 이 대학생을 비난하는 장장 5천자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그러자 순식간에 이 대학생을 성토하는 성난 네티즌들의 댓글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댓글 가운데는 "이들 간통자들을 응징하기위해 우리의 키보드와 마우스를 무기로 사용하자"며 선동하는 과격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일부 네티즌은 학생의 주소와 학교, 전화번호 등을 캐내기위한 팀을 가동, 이를 알아낸 뒤 게시판에 띄웠다. 그러자 일부는 그가 다니는 학교에 나타나 학교당국에 출교를 요청하는가 하면, 부모집 앞에서 농성을 하며 일가족을 봉쇄하는 행위를 서슴지않았다.
이 학생은 비난을 잠재우기위해 6분짜리 인터넷 비디오를 제작, 온라인 게임 매니어들의 모임에서 만난 적이 있을 뿐 아무런 일도 없었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남편도 사태 진화에 나섰으나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
IHT는 이는 중국인들이 부르는 '인터넷 헌팅'의 한 예에 불과하다면서, 온라인 상의 군중들이 불륜이나 인터넷 경매 사기, 유명인의 사생활 등을 조사하면서 자신들의 잣대로 재단하고 응징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중국 당국은 최근 몇년간 인터넷 카페 이용자들에게 ID를 제시하도록 하는 등 인터넷 이용에 대한 통제를 점차 강화해가고 있다고 트리뷴지는 전했다.
당국은 또 인터넷상에 창을 띄워 이용자들로 하여금 항상 감시당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건전한 이용을 유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가장 인기있는 블로그 검색 엔진인 미국의 테크노라티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이밖에 모든 인터넷 이용자들을 등록토록 하자는 의견도 계속 나오고 있어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인터넷 폭력이 인터넷 이용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자초하는 빌미가 되지않을 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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