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2006-05-30 14:08]
유독성 아닐린 염료 검출
지난해 가짜 술로 물의를 빚었던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일대에 발암물질을 함유한 아동복이 광범위하게 생산ㆍ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의류 유통가에 비상이 걸렸다.
광둥 성 공상국은 29일 성내에 유통 중인 아동복에 대해 품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65.9%가 불합격품으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9개 품종의 제품에서 암 유발물질인 유독성 가분해 방향성 아닐린 염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염료는 인체 피부에 장기 접촉할 경우 피부세포를 통해 인체 내에 흡수확산돼 암을 비롯한 각종 중질환을 일으키는 물질로 대부분 국가가 의류제품 등에 대한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광저우 선전 산터우(汕頭) 포산(佛山) 둥관(東莞) 차오저우(潮州) 등 광둥 성 내 6개 대도시 22개 유명 소매유통점에 대해 광범위하게 실시됐다.
조사 결과, 월마트 선전마오예(茂業) 등 상당수 유명 쇼핑센터들이 문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해당 제품 중에는 e베이, 하치(哈奇) 등 지명도 있는 브랜드가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유명 아동복 브랜드인 광저우 리완구(區)의 미나복장(米娜服裝)이 생산 중인 `미나(MINA)` 브랜드
아동복에도 발암물질이 들어있는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일부 아동복 제품에서는 문제의 염료가 210mg/kg이나 검출돼 기준한도를 10배 이상이나 초과했다.
전문가들은 가분해 방향성 아닐린 염료는 무색무취로 일단 의류에 착색되면 수차례 세탁을 해도 유독성이 용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이 염료를 사용하는 공장에 장기근무하는 근로자들 사이에도 종종 암 발병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광둥 성 일대에서 생산ㆍ유통 중인 문제의 아동복 의류는 각종 경로를 통해 한국 아동복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베이징(北京)의 한 의류진출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원단과 의류가 대량수입되는 국내 의류시장의 현실에 비춰볼 때 문제의 중국산 원단으로 생산한 아동복이 국내에도 다수 유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광둥 성은 중국의 대규모 생산유통 거점 중의 하나로 지난해에도 가짜 술 파동으로 진통을 겪은 것을 비롯해 유사 브랜드 담배와 불량완구, 모방 휴대폰 등 가짜 브랜드가 활개치는 모조품 시장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베이징=최헌규 특파원/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