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희진기자]
중국이 사상 통제를 위해 이제 '부두인형'에까지 손을 대고 있다고 뉴스위크지가 24일 보도했다. 부두인형(voodoo doll)은 저주인형 또는 주술인형으로 불리는 것으로 요즘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부두인형에 상대 이름을 적은 종이를 부착하고 인형 몸통에 바늘을 꽂아 보관하면 저주나 주문이 이뤄진다는 것. 인형의 등을 칼로 찢어 상대의 사진이나 머리카락, 손톱 등을 집어넣고 다시 꿰맨 뒤 바늘을 인형에 꽂고 소원을 빈 후 관에 보관하기도 한다. 누군가가 항상 스토킹을 당하는 기분을 느끼도록 해주는 부두인형도 있고 진정한 사랑을 발견하거나 행운을 비는 부두인형도 있다.
부두인형이 크게 인기를 끌자 베이징 당국은 부두인형이 미신을 조장한다며 베이징내의 모든 소매업체들에 판매금지 명령을 내렸다.
베이징의 한 시장 상인은 "부두인형을 계속 팔면 벌금을 물거나 감옥에 갈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안의 단속이 정말 심하다"며 "불법DVD를 팔 때 형식적으로 팔지마라고 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4월 부두인형 판매 조치가 내려지고 공안이 두번이나 찾아왔다고 하소연했다.
선전, 광저우 등 베이징 외곽에서는 여전히 팔리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전국적 판매 금지로 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라 여타 지역에서도 판매가 어려울 전망이다.
광동성 청년공산당은 지난 4일 성명을 발표하고 "부두인형은 봉건적 미신을 조장한다"며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는 여전히 부두인형이 판매되고 있다. 이베이, 알리바바 등 인터넷 사이트에서 부두인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부가 부두인형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정부의 단속이 미신에 대한 오래된 믿음만 더
키우는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장난감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한달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10~11개가 팔렸다"며 "주로 아이들이 많이 샀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부두인형으로 누구를 괴롭히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인기가 있으니까 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단순한 장난감같은 물건에 과민반응하는 것이 어리석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behappy@(박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