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중미로 가는 뱅기표가 저렴하게 나와서 미리 구입을 하였다.
단지 100여불 정도 저렴할 뿐인데 서둘러 구입하는걸 보면
한동안 유지되었던 준노숙자에서 노숙자로 이동하는 단계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 동안 반바지, 반팔, 쓰레빠해서 전부 10000원도 안되는 노숙자 복장으로
구질구질하게 동남아 순회공연을 머리에 꽃을 꼽고 미친듯이 다닐때에는
여비로 1일 10불, 1달 300불 정도 계산해서 다니면
가끔 현지 친구들 밥이나 차도 사주면서 구질구질한 순회공연을 할 수 있었다.
몇 년 전부터는 정들었던 동남아 순회공연을 중지하고
15년 전에 처음 가서 인디오들에 대해 강한 인상과 동남아 순회공연과
비슷한 공연비로 가능한 몇 나라들이 있어 중남미로 순회공연을 다니게 되었다.
아침부터 허름한 공원 벤치에서 노숙자나 준노숙자 차림의 사람들 사이에 묻어
150원짜리 커피를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는등 널널하게 지낼 수 있고
특히 10대 중, 후반의 싱싱한 미인들이 눈이 옆으로 찢어지고, 민도도 차하고
어리버리하게 생긴 이 구질구질한 나그네에게 고맙고 감사하게도
자신들의 크고 매혹적인 눈보다 동양인인 이 구질구질한 나그네의
찢어지고 쬐진 눈이 더 매력적이라며 살인적인 미소를 날리며
막무가네로 들이미는 이 아름다운 치카들을 외면하는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현재 8번째 중남미 순회공연을 앞두고 있다.
몇 년 전 부터 유행이 중남미를 기껏 1, 2번 갔다 와서는
책을 쓰니, 강연을 다닌다니, 자전거를 끌고 갔다 왔다니 하며
고수니 하는 20, 30대 젊은이들 보면 완전 젖비린내가 난다.
항상 "바다도 비에 젖는가" 를 참구중이고 가장 바닥에서 청빈하게 지내는
이 구질구질한 나그네에게 이제는 1일 10불, 한 달 300불도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눈 높이를 더욱 낮추어 현지 서민들 한달 수입인 한달 100불로도 물론
순회공연이 가능하지만 저녁에 라틴 음악을 들으며 맥주 1잔을 하거나
현지인들에게 그냥 사진 좀 찍어줄려면 대략 한 달 150불~200불에 맞추어
구질구질하게 순회공연을 다니고 있다.
구질구질한 배낭을 메고 젖 비린내 나는 요즘 젊은이들 처럼 찍고 찍고
다니기도 남사스러워 오래전 부터 보통 3달 순회공연을 가면
도착한 나라에서 2, 3개 도시에서 방을 얻어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주로 바닷가와 산촌에 가서 원주민처럼 순회공연을 하고
가끔 버스와 배를 여러 번 갈아 타고 가야 하는 파라다이스와 같은
카리브해 섬으로 잠입하여 널널한 흑인들과 코코넛 밥을 해 먹고
저녁에는 흥겨운 음악이 나오는 bar에서 맥주를 마시며 공연을 한다.
먼저 비행기를 타고 저녁 시간에 공항에 도착을 하면
당연히 공항 구석이 내 숙소라 자리를 펴서 자는둥 마는둥 지새다가
아침 5시가 넘으면 100원 정도 하는 시내 버스에 몸을 싣고
아침 일찍 출근하는 시민들 모습을 보며 시내로 들어가
지난 번 순회공연을 마치고 오면서 친구집에 맞기고 온 연장들인
나무 스토브, 전기 쿠커, 그릇과 옷가지들이 있는 바닷가로 향한다.



바닷가 어촌에서는 한 달에 40불 하는 구질구질한 방을 얻고
1근에 2불 정도 하는 싱싱한 랍스타를 사서
주변에서 주운 나무나 8개에 500원 하는 장작을 구입해서
휴대용 나무 스토브에 가져간 고추장을 풀어 매운탕을 해서 먹거나
아니면 2불에 구입한 70센치 정도 하는 싱싱한 참치 1마리를
친구집에 가서 장작불을 지펴서 기름에 튀겨 먹는다.




저녁에는 숙소 앞 바닷가에 나가서 붉게 물든 노을 사진을 찍으며 보낸다.
친구는 나의 꾀죄죄하고 구질구질한 행색을 보고
월 40불 방세를 내는게 무리로 보였던지
그냥 바닷가에 햄먹을 치거나 아니면 자기네 집에 와서 지내라고
권유를 하지만 월 40불짜리 방을 얻고 매일같이 랍스터를 찌끄려도
월 150 ~200불로 순회공연이 가능하기에 정중히 사양을 한다.
어촌에서 방을 얻고 지내다가 다음 순회공연지인 산촌으로 향한다.
이 구질구질한 나그네는 30년 전에 휴전선 근방에서 20만원짜리 오두막을 짓고
8년간을 홀로 지냈듯이 사실 바닷가 보다는 선선한 산촌을 선호한다.
바닷가는 사람들 인심이 훈훈하지만 날씨가 더운게 단점이고
산촌은 사람들 인심이 바닷가만 못하지만 선선한 날씨가 그만이다.


산촌에서는 월 30불이나 50불짜리 방을 얻어 지내는데
날씨가 좋은 산촌에는 옛날 유럽계 후손들인 백인들이 정착한 곳들이 있어
눈이 크고 매혹적인 메스티조나 백인 치카들이 넘쳐나서 순회공연이 즐겁고
무엇보다 더운 바닷가에서 지내다가 산촌으로 오면 쾌적한 날씨가 그만이다.


아침에는 서민들과 어울려 노점에서 소 간 바베큐를 500원을 주고 찌끄린후
근처 단골인 박물관 커피숍에서 밖의 지나가는 행인들을 보며
500원짜리 커피를 마시며 밀린 수첩정리를 한다.
적고 보니 아침 바베큐 식사비와 박물관 커피솝 코피 가격이 같네.
식사비와 코피값이 같다는 이유로 나도 된장남인가??

그리고 공원 벤치로 자리를 옮겨 노숙자나 준노숙자를 사이에
앉아 오고 가는 사람들을 감상하고
근처 전망 좋고 이쁜 아가씨들이 있는 빵집 2층에 가서
커피와 빵을 주문해서 먹고 저녁에는 라틴 음악이 나오는
bar에서 캐나다 캘거리에서 와서 200불을 주고 집 독채를 얻어
구질구질하게 지내는 친구와 맥주 한 잔을 하곤 한다.

계곡물이 흐르는 산촌 Finca에서 지내는 한 친구는
아르바이트로 신발 수선을 하는데 1주일에 하루 일해서
한 달 4일 일하고 20불 정도 벌어서 생활을 하는 친구로
구질구질한 행색의 나를 보고 자신은 한 달에 20불로 생활하니
자신의 Finca에 100불정도 들여 허름한 나무집을 짓고
한 달 20불 생활에 동참하라고 가끔 권유를 한다.


끝이 안보이는 넓은 땅과 개울이 흐르는 Finca에서
닭이나 풀어 놓고 땔나무도 이웃에게 팔 정도로 충분히 나오는 곳에서
1달에 4일만 일하고 월 20불로 구질하게 지내는 이 친구네로 순회공연을
가는 날에는



먼 훗날 이 구질구질한 나그네도 월 20불 순회공연비로 이 친구네 Finca에서
묻어 지낼지 몰라 갈 때에는 특별히 소고기 1근, 돼지고기 1근을 구입해서 가고
식사 후에는 작은 맥주집으로 모셔 20년 넘게 구질구질하게 순회공연을 하고
乙 아래 丙 으로만 지내던 나는 싸구려 브라질산 1리터 병맥주를 주문하지만
신발 수선으로 한 달 수입이 20불인 Finca 주인이자 甲인 이 친구에게는
2불짜리 1리터 병맥주와 튀긴 돼지 껍데기를 대접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