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가다나 한국 노가다나 모두 근로자를 착취하는 면에 있어선 똑같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인 오야지를 따라 노가다를 한적이 있었다. 공사판에서 미국인들은 8시간만 일하고 퇴근을 하는데 한국인들만 저녁 늦게 까지 일을 하였다. 하루 종일 고된 노동을 해서 몸은 피곤하고, 나는 일찍 퇴근하는 미국인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한국인들에겐 하루 8시간, 주40시간 노동의 개념이 전혀 없다.
충남 아산에서도 나는 경찰학교를 짓는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한적이 있다. 거기에서 나는 사람들이 무거운 벽돌과 시멘트를 등에다 짊어지고 계단을 오르는 것을 보았다. 미국에선 전혀 볼수 없는 착취의 현장이었다. 엘리베이터나 사다리차와 같이 윗층으로 물건을 운반하는 기구를 왜 사용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미국에선 벽돌을 운반할때, 리어카를 쓰지, 허리 다치게 등짐을 지웠다간 큰일난다. 왜냐하면 고소에 걸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점심 시간에 식당을 갔는데 종이컵이 보이질 않았다. 근로자들은 제대로 씻지도 않은 컵으로 물을 마시고 있었다. 식기도 마찬가지였다. 자동식기세척기가 없기 때문에 제대로 씻지 못한 더러운 식기에다 사람들은 밥을 담아 먹어야만 하였다. 사람들 말로는 한국의 수많은 식당중에 자동식기세척기를 구비한 식당은 한군데도 없단다. 심지어 멕도날드 식당에도 자동식기세척기가 없었다. 그러므로 나는 햄버거를 먹으러 멕도날드에 가면 종이컵을 달라고 하였다. 웃긴 것은 종이컵을 주면서 요금을 따로 받는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노가다를 하다 보면 나이든 중년층을 많이 보게 된다. 왜냐하면 그곳에서 밖에 일할데가 없기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한국 사람들은 나이를 따진다. 물건 파는 가게나 편의점, 멕도날드 같은 식당이나 술집, 그리고 공장이나 회사에선 모두 젊은 사람들만 쓰고 있다. 일할 사람이 없어서 쩔쩔 매고 있는 아산 지역의 공장들도 젊은 외국인은 쓸지언정, 나이 많은 한국인은 쓰지 않는다.
김선생은 말하길 "중국에서 돈벌어 한국에서 집산사람 한번 만나보는 것이 소원이다. 한국인들이 왜 중국에 가는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에선 중년층 한국인들이 일할데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농산물을 운반하는 따이공(代工) 아저씨들과 함께 배에서 몇달 동안 같이 생활한적이 있다. 따이공은 중국어 사전에도 없는 말이다. 굳이 번역하자면 ‘남을 대신해 일하는 사람’쯤 된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규정된 휴대물품량 만큼 농산물을 가져다 파는, 이른바 ‘국제 행상’이다.
전문 따이공 몇명은 팀이 되어 중국에 아파트를 얻어놓고 쉬고 싶을 때는 느긋하게 쉰다. 한국 평수로 쳐 27∼28평 아파트가 중국에선 월세 400∼500원이면 얻는다. 한화로는 6만∼7만원 정도다. 아파트만 얻어두면 식료품 값은 정말 공짜라는 것이다. “여기 소들은 사료가 뭔지 몰라요. 진짜 한우지요. 그런 소 등심이 고깃집에서는 500그램에 18원, 정육점에서는 6원 정도 해요. 우리 돈으론 1000원도 못돼요. 공짜 아니에요?”
중국 소주는 최하가 39도다. 등심에 술 한잔 걸치자 따이공 아저씨는 이렇게 말했다. “따이공 처지로는 한국서 살기 어려워요. 하지만 중국에서 살면, 중국 입장에서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져요. 한 항차에 7만원만 벌면 여기서는 한달을 살수 있거든요. 이건, 말을 뒤집어보면 비참한 얘깁니다.”
따이공은 40-60대가 주류. 여자가 절반을 넘는다. 한차례 왕복하며 장사해서 남는 돈은 많아야 10만원. 왕복 뱃삯 30만원과 약간의 밥값을 제한 돈이다. 이것도 80㎏ 규정량을 꽉채워 들여왔을 때의 이야기다. 대부분 한차례 평균 7만원 정도를 번다. 매일 밤을 배에서 자면서 일주일에 3번씩 한국에 들어오면 20만원 수입이다. 기껏 해야 한달 수입이 80만원 밖에 안된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이해를 못할 것이다. 나이 먹고 돈없는 중년층 한국인들이 얼마나 비참하게 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