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놀란 ‘중국인 沒인간성’
빌라서 추락 6세 어린이, 행인 7명 ‘방치’로 숨져
한강우기자 hangang@munhwa.com
Google 광고
또 다시 ‘오불관언’(與我無關)인가. 중국 사회가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 신음하는 6세 어린아이를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을 통해 ‘나 몰라라’식의 ‘몰인간성’을 새삼 드러냈다.
지난 16일 오후 8시46분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b)시의 반톈쉐샹(板田雪項)이란 마을 골목길에 있는 빌라 꼭대기층에서 혼자 지내던 6살 어린이 왕안후이(王安輝)가 실족해 골목길에 떨어졌다. 골목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아이는 추락시의 충격으로 머리가 깨져 유혈이 낭자한 상태였다.
하지만 현장을 지나가던 7, 8명의 주민들은 한결같이 아이에 대한 구명작업은커녕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수십여분이 흐른 뒤 추락한 아이가 한 지역 보안요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는 이미 숨진 뒤였다. 아이는 농촌에서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온 농민공 출신인 부모가 공장으로 하루벌이 일을 하러 가 있는 동안 빌라 옥탑방에서 혼자 지내다 변을 당했다.
이 화면이 지역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중국 사회 전체가 충격에 잠겼다. 특히 선전TV를 통해 관련 내용이 전파를 타면서 화면에 담긴 주민들의 무정함과 ‘실종된 인간성’을 확인하게 된 중국인들은 “이게 도대체 어느 나라냐. 사회가 어떻게 이 지경이 됐느냐”며 자탄하는 모습이었다.
중국인들의 이 같은 ‘처세’는 한 두번이 아니다. 지난 2005년에는 버스 안에서 차장이 버스요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초등학생을 목졸라 살해했지만 승객들이 아무도 말리지 않은 일도 있었다. 또 2007년에는 상하이(上海)의 황푸(黃浦)강변에 놀러나온 주민들이 강에 빠진 여학생이 익사할 때까지 구경만 하던 사건도 있었다.
중국인들의 이 같은 태도는 ‘내집 앞 눈은 쓸어도 남의 집 지붕 위의 서리는 쳐다보지도 않는다’(只顧自掃門前雪, 休管他人瓦上霜)는 심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나와 상관 없는 일에는 나서지 않는다’는 이른바 오불관언의 처세술이다. 중국의 대문호인 루쉰(魯迅)은 이 같은 중국인의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겨냥해 “중국에 필요한 것은 민족성 개조”라고 설파한 일이 있다.
화면을 본 일부 중국인들도 “인간의 냉담함에 소름이 끼칠 정도”라며 충격을 털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주의적 심성을 민족성으로 갖고 있는 한 중국이 세계의 리더국가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견해도 쏟아내고 있다.
베이징=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