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혐한` 기류 심상찮네
" 한국드라마는 좋지만 한국인 싫어"
"알면 알수록 싫어지는 나라, 한국." "동아시아는 의심할 것 없이 혐한(嫌韓)이 되었네."
이는 세계 각국 네티즌의 댓글을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 `개소문닷컴`에 최근 올라온 내용이다. 실제로 탁구나 야구 등 베이징올림픽 경기에서 중국 응원단은 한국보다 대만이나 홍콩을 비롯해 오히려 일본을 응원하는 사례가 많았다.
한국 선수들이 잘하면 야유와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인터넷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한국을 혐오하거나 한국 문화를 비판하는 댓글이 확산되고 있다.
24일 개소문닷컴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야구 경기에서 `방쯔(중국인들이 한국인을 뜻하는 은어)를 날려버려라.` `스시(일본)가 김치(한국)를 이기기를 바란다` 등 한국보다는 일본을 응원하는 글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지만 한국인을 싫어하는 중국인이 많다"며 "한국인 관광객이나 유학생이 중국에서 술을 마시고 싸우거나 소동을 일으키는 일이 많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국인 기업가는 중국에서 사업에 실패했을 때 종업원들에게 급료를 지급하지 않고 야간에 도망친다"며 "이런 악덕 기업가가 대량 존재하는 곳은 한국뿐"이라고 한국을 깎아내렸다.
이 밖에 `한국 응원단은 중국인 이상으로 시끄러운 민족이다` `한류로 세계의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이 실은 세계로부터 미움받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다` `한국을 죽이는 건 세계적인 움직임, 누구도 멈출 수 없다` 등 다소 악의적인 댓글도 많았다.
또 일본 산케이신문이 칼럼에서 "올림픽 한국 응원단의 열광과 소란스러움이 `혐한`과 관련 있을 것 같다"며 "주변을 배려하지 않는 한국인의 자기중심적인 행동이 세계 각지에서 눈에 띈다"고 설명한 내용이 인터넷에 올라 논란이 됐다.
한국인들은 이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많은 시민은 베이징올림픽 경기를 TV로 시청하면서 중국인들이 한국보다 일본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에 사는 우 모씨는 "수천 년간 함께한 역사와 최근 한류 덕분에 한국과 중국이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한국이 일본보다 괄시받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우리 태도에 문제가 있는지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의 김 모씨는 "양궁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활을 쏠 때마다 중국 응원단이 호루라기를 불어 방해하는 것을 보고 황당했다"며 "매너 없는 것을 따지면 중국이 한국보다 더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중국 네티즌만의 반응을 혐한 분위기로 단정짓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젊은이 의견이 인터넷에서 과대 포장됐다는 얘기다.
심정보 한국관광공사 사업홍보관리실장은 "중국 네티즌 반응은 일부 국수주의적인 중국인 의견일 뿐"이라며 "한ㆍ중 네티즌 간 불편한 관계가 여러 가지 한ㆍ중 경제협력이나 관광 측면에는 그리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이 더욱 가까워진 것은 분명하며 이를 우리가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