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향해 자유를 연주하라!
[칼럼번역] 대북방송 통해 北주민들에게 진실 알려야
김필재 기자 2008-02-26 오후 7:12:40
멜라니 커크패트릭.ⓒ pbs.org
이틀 간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26일 가장 중요한 콘서트를 가졌다. 앞서 뉴욕 필하모닉은 평양에서 거슈인의 ‘파리의 미국인’과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 등을 연주함으로써 김정일 정권을 찬양하는 음악만 듣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 레프코비츠 미 국무부 북한인권 특사는 평양 방문에 앞서 “스탈린 독재 체제의 북한을 진정으로 개방시키려면 AM라디오를 통해 바깥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가를 북한 전역에 방송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 사람들이 라디오를 통해 바깥소식을 들으면 자신들이 점점 더 번영하는 동부아시아에서 완전히 소외당하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냉전시절 서방에서는 라디오가 억압받는 사람들과 자유세계를 직접 연계하는 수단이었다.
미국은 현재 미국의 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하루 수 시간동안 대북방송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송들은 대개 단파로 송출되기 때문에 북한 전역에서 이들 방송을 청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것은 한국 정부가 북한 정권의 비위를 거스른다는 이유로 대북방송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노무현은 25일 공직에서 물러났고, 북한 인권에 대해 올바른 말을 해온 이명박씨가 신임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북한에서는 외국 방송을 듣는 것만으로도 정치범이 된다. 대북방송을 송출해도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게끔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북한인권 운동가들은 지금이 대북방송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하고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북한에 라디오가 많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북한 간 비공식적인 교역이 늘어나면서 값싼 AM라디오가 북한에 퍼지고 있다는 것. 레프코비츠 특사의 말에 의하면 북한 주민들 3분의 1이상이 북한국영방송 이외의 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라디오를 갖고 있다고 한다. 특히 중국산 라디오는 크기가 작아 숨겨놓고 듣기에도 좋다고 한다.
90년대 말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들어온 북한군 장교 출신의 김성민 씨는 서울에서 자유북한방송을 시작해 매일 3시간 반 동안 대북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김씨는 90년대와 비교해 북한 주민들이 더 많은 외국 방송을 청취하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방송을 통해 자유북한방송국 전화번호와 주소를 알려준다. 그러면 북한에서 우리 방송을 들었다는 소식을 듣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에서는 (외국방송 청취가 가능한) 라디오나 휴대전화를 소유하는 게 불법이지만 요즘에는 단속이 느슨해졌고, 국경지대에서는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고 단속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일 정권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방송전파를 차단하려 하지만 북한의 열악한 전기 사정으로 이를 완전히 차단하는 게 불가능하다. 고성능 전파교란기를 가진 중국이 북한을 도우면 모를까 김정일 정권의 능력만으로는 외국 방송을 전부 차단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음악이 인간의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러나 정보의 힘은 이보다 더 강하다. 외부 정보를 철저히 차단하는 김정일 정권을 뚫고 들어가 북한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자유를 찾게끔 해야 한다.
김정일 정권은 금요일에 되어서야 공영방송을 통해 뉴욕 필하모닉의 방북공연 소식을 주민들에게 알렸다. 북한에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이나 미국의 소리(VOA)를 몰래 청취한 사람들은 이 ‘비밀’을 이미 오래 전에 알고들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