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연로하신 부모님을 매주 보면서 자식된 도리로 마음이 아프다.
자식된 나도 중년의 나이고 70이 넘으신 부모님의 얼굴에서 세월의 무게를 느낀다.
60이 넘을 때까지 정말 고생 많이하시고 이제 좀 넉넉하게 사시지만 좀더 더벌어 노후를 보내시겠고 아직도 모친은 식당을 하신다.
부친은 중풍이 와서 조금 걸음이 불편하지만 매일 노인복지센터에 다니면서 소일하신다.
부모님 건물에 세입자가 약 20가구정도 있는데 모두 월세다. 그런데 월세를 제때 못내는 세입자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마디 한적도 없고 무조건 모른체한다.
그러다 보니 보증금을 모두 까먹은 사람도 있다.
역시 뭐라 안한다.
우리집도 40년전에 서울에 올라와서 금호동단칸방에서 고생하면서 셋방살이를 오랫동안 해보았다.
집주인이란 무서운 존재였고 집주인 아들은 나하고 동갑이지만 어린마음에도 싸우면 큰일난다고 배워서 개구장이시절이도 집주인아들한테는 항상 졌다.
없는 사람의 설움은 경험해본 사람은 잘안다.
그 초심을 70이 넘으신 부모님이나 나는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세월은 흘러서 부모님이나 여동생네는 강남에서 부를 많이 이루었다.
내가 제일 가난한 것같다. 그래도 공직자인 부인과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아직도 모친은 방세못내는 보증금 다 까먹은 세입자들한테 나가란 소리한적도 없을 정도다.
저사람이 얼마나 어려우면 월세도 못내고 보증금도 못까먹었냐고 도리어 측은해하신다.
관리하는 부동산이 있는데 너무 좋은 분이라고 동네에 소문이 자자하다.
나역시 남의 집 세방살이를 해보았지만 주인들 대부분이 인색한데 인간적으로 정말 실망많이 해보았다.
왜 인생을 추잡하게 살까?
보증금 다까먹고 살던 세입자분이 그동안 밀린 월세를 가지고 정말 고맙다고 한다.
양말공장하는 분인데 납품대금을 못받아서 이제야 받았노라고 지금까지 한마디도 안해준 주인한테 너무 고맙다고 양말을 두박스나 가지고 와다.
모친은 아파트건설현장에서 함바식당을 경영하는데 중국인과 조선족노가다들을 위해 겨울잠바를 20벌을 사서 나누어주기 까지 했다.
추운겨울에 조끼같은 것을 입고 일하는 것이 안타까워서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구정에 동사무소에 라면 100박스를 기증하기도 햇다.
내가 신사동에 살다가 너무 복잡해서 신도시에 아파트를 사서 이사를 했다.
2년전에 집을 살때 세입자가 있었고 집주인은 분양받았다가 파는 것이었다.
우리가 사고 보니 세입자가 둘째를 출산이 임박했다고 한다.
그냥 우리가 다른데 가서 전세를 살기로 하고 그냥 더 살라고 했다.
사실 우리집은 평균으로 보면 그래도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있는편이지만 나는 지금도 옷을 사입은 적이 없을 정도로 아파트의류 수거함에서 줏어다 입는다.
금요일 재활용품 수집하는 날에는 책을 많이 버리는 것을 줏어다가 읽기도 한다.
사람은 마음이 여유러워야 한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매일 밤늦게 까지 책을 보고 테레비를 보아도 쇼프로나나 드라마는 본적 없을 정도다.
하루 하루 죽을 날을 향해 달려가는 인생들이다.
누구나가 가야 할길이지만 똑같은 세월을 허송세월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이 안된다.
배우고 공부하고 노력하고 보람있는 일을 하면서 살고 픈 마음이다.
소박한 삶이라도 기쁨을 느끼고 보람되게 산다면 더이상 멀 더바라겠는가?
세상을 올바로 살기 위해 노력하고 벗들과 더불어 막걸리 한사발에 파전한접시면 세상 근심히 씻져지는 것 같다.
가끔 연통벗들하고 술을 하지만 나는 공개적인 사람이다.
컴퓨터밖 세상으로 나오지 않고 숨어 있는 부류하고는 상대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세상에 나오는 것이 힘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