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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차이나드림] 성공한 식당 ‘우가네’ 도성배사장
입력: 2007년 01월 17일 17:33:45
한국식 고기구이집 ‘우가(牛家)네’는 경쟁이 치열한 중국 베이징(北京) 식당업계에서도 소문난 집이다.
우 가네는 2004년 4월 개업한 우다오커우(五道口) 본점에 이어 지난해 8월 교민들이 많은 왕징(望京)에 2호점을 열었다. 다음달 초 톈진(天津)에 3호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우다오커우 본점도 이달 말 기존 가게(넓이 210㎡, 4인 좌석 15개)를 확장해 넓이 610㎡, 좌석 40개로 늘리기로 했다. 예약 없이 찾았다가 늘 30분 이상 기다리는 손님들을 배려해서다.
지난 12일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 우다오커우 본점에서 만난 우가네 도성배 사장(54)은 성공의 비결로 “맛있는 음식을 값싸게, 기분 좋게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어 교사를 하다 중국행을 택한 도사장은 손님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 식당 운영에 활용했다. 쇠고기는 베이징의 일류 백화점 식품부에서 가져온다. 이문을 적게 남기더라도 최고급 고기를 쓰겠다는 의도다. 고기를 찍어 먹는 데 필요한 천연 소스와 밑반찬은 직접 한국에서 가져온 재료를 쓰고 있다. 상추나 고추도 일반 식당보다 5배 이상 비싼 고급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가격(우다오커우 본점 기준)은 1인분(150g)에 갈비살이 35위안(약 4200원), 소삼겹살 30위안(3600원)으로 다른 식당보다 싸게 팔고 있다. 도성배 사장은 “우리 식당은 손님들이 맛을 보면 놀라고, 계산할 때는 (돈이 적게 나와서) 더 놀란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국내에서 조리사 자격증을 딴 부인(이성옥·49)이 밤 11시 식당이 끝날 때까지 직접 주방에서 음식을 챙기는 것도 우가네만의 특징이다. 식사 시간 때는 종업원(우다오커우 본점 16명, 왕징점 16명)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팀워크를 다진다. 가게는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 계속되지만 종업원들은 오전 10시에 출근하면 조기에 퇴근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도사장은 식당을 열기에 앞서 중국말을 익히고 중국을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과 돈을 들였다. 그는 2002년 3월, 친구의 무역업을 도와주기 위해 처음 중국에 왔다. 그러나 교사를 하던 경험은 무역업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여느 자영업자들처럼 서둘러 사업에 뛰어들지 않았다. 2002년 1년 동안 베이징 린예(林業)대학과 위옌(語言)대학에서 중국어를 배우면서 중국 친구들을 사귀었다. 중국에 온 지 2년 만에 식당을 열었다.
돈을 벌었다하면 골프채를 잡고마는 일부 자영업자들과 달리 도사장은 늘 식당을 지키며 손님과 대화를 나눈다. 식당을 찾는 유학생들은 사건·사고가 생기면 먼저 도사장에게 찾아올 정도로 그는 교민들의 ‘해결사’이기도 하다. 그는 상하이(上海), 칭다오(靑島), 다롄(大連)에도 ‘우가네’ 간판을 거는 꿈을 갖고 있다.
〈베이징|홍인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