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국무원이 4조위안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이후, 지방정부가 경쟁적으로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그 규모가 이미 18조위안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숫치는 부풀려진 것에 불과한데다 중앙 자금을 배분받기 위한 묻지마식 투자 열조가 일고 있어 제2의 대약진운동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우선 대부분 지방 정부는 재정상황이 열악해 이 같이 큰돈을 마련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5년 동안 3조 위안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혀 투자규모 1위에 오른 윈난(雲南)성의 경우, 지난 2006년 재정수입은 그 전해보다 16%성장한 887억 위안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앞으로 해마다 20%의 성장률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5년 뒤 재정수입은 3177억 위안에 불과해 기존 지출 외, 해마다 6000억 위안을 새로 투자한다는 계획은 허풍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지방 정부가 이 처럼 얼핏 보기에도 황당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중앙정부로부터 되도록 많은 재정지원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중앙정부가 지방의 투자규모에 따라 4조 위안 중 계획된 자금을 나눠주기 때문입니다.
또 중앙정부로부터 허가 받은 프로젝트에 대해서만 실제 투자가 가능한 가운데, 지방 관리들은 과거 거부당했던 해묵은 프로젝트들까지 다시 포장해 심사에 맡기면서 숫자를 부풀리고 있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감독체계가 부재한 중공 당국의 투자관리 체제입니다. 중공 당국이 감찰팀을 구성해 경기부양 자금 집행을 철저히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자금 배분에서부터 문제가 있습니다.
상하이의 ‘동방조보’는 22일 보도에서, 10월 말부터 베이징 발전개혁위원회 인근 호텔에 자금을 얻어내기 위해 몰려든 지방 관리들로 가득 찼다면서, 가장 빨리 상경한 안후이(安徽)성 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은 200여 개 프로젝트를 심사에 맡긴 결과, 257억 위안에 달하는 철도부설 투자를 당일 허가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베이징대 경제학 교수 상더원(商德文)은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의회가 감독 역할을 하는 민주국가와는 달리 국무원 산하의 발전계획위원회가 아무런 감독도 받지 않고 도장 하나만 찍어주면 되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가 내수 확대라는 목적에서 벗어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크게 벌이고 빨리 뛰어들자’는 지방 관리들의 구호는 무책임한 묻지마 투자와 함께, 과거 실패해 전 국민을 기근으로 몰아넣었던 ‘대약진운동’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남방일보’의 논평은 지금까지 지방 정부가 GDP창출을 위해 ‘뛰어 넘기식’ 발전을 추구하는 바람에 지역우세를 갖고 있는 산업은 외면 받은 반면, 기초시설이 약한 도시에서도 국제화 대도시를 건설하는 데만 열을 올려왔으며 낙후한 산업구조도 제때에 개선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홍콩 ‘동방일보’는 지난 1958년에 시작된 대약진 운동이 1년 만에 대기근을 발생시켜 3년 동안 중국 전역에서 수천 만 명이 굶어죽는 사태가 발생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이번 ‘투자 대약진’이 중국인들에게 어떤 재난을 가져다줄지 모른다고 우려했습니다.
중국 네티즌들도 며칠 사이에 4배로 껑충 뛰어오른 숫자를 놓고 “어쩐지 한편으로는 배를 굶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땅 한 무에서 곡식 만근을 거뒀다’는 소식을 보며 기뻐했던 대약진운동 당시의 분위기가 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對중국 단파방송 - SOH 희망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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