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의 경제학자가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제안한 ‘공동부유(共同富裕)’ 구상에 대해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공동 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기를 들었다.
지난 9월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장웨이잉(張維迎)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는 같은 달 1일 민간연구단체인 ‘중국경제50인포럼(CE50)’ 홈페이지에 올린 ‘시장경제와 공동부유’라는 글에서 “시장의 힘에 대한 신뢰를 잃고 정부 개입에 자주 의존하면 공동 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시진핑의 공동부유를 비판했다.
장 교수는 이 글에서 “중국이 시장경제에 대한 신념을 견지하고 시장화 개혁을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공동부유로 나아갈 것이지만 정부의 간섭이 점점 많아진다면 중국은 공동빈곤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빈곤퇴치에 사용되는 돈은 정부 혹은 자선기구가 준 것이지만, 본질적으로는 기업가가 창조한 것”이라며 “정부와 자선기구는 부를 일부 사람의 손에서 다른 사람의 손으로 옮길 수 있을 뿐이지 부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고도 강조했다.
장 교수는 “기업이 부를 창출할 유인이 없다면 정부가 빈곤층에 이전할 돈이 없을 것”이라며, “결국 상류가 말라버린 강처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E50은 저우샤오촨 전 중국인민은행 총재, 저우치런 베이징대 교수 등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경제학자 50명이 소속된 포럼이다.
1959년 중국 산시성(省)에서 태어난 장 교수는 시안에서 서북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1994년부터 베이징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베이징대 최대 싱크탱크로 꼽히는 국가발전연구원을 설립한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 국가발전연구원은 중국 경제에 관한 심도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중국 정부에 다양한 조언을 하는 기관으로 성장했다.
장 교수는 앞서 2018년 10월에도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홈페이지에 올린 강연록을 통해 “중국의 지난 40년 고성장은 ‘시장화·기업가 정신·서구 300년의 기술 축적’으로 이룬 것이지 이른바 ‘중국모델’ 때문은 아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중국모델에 대해 “중국과 서방의 피할 수 없는 적대감을 초래했다”고도 주장했다.
중국모델 이론은 “중국에는 2000년동안 지속된 문명에 터전을 둔 중국만의 방식이 있다”는 것으로,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이나 ‘중국특색사회주의’와도 맞물려 있다.
CE50 홈페이지에 게재됐던 장 교수의 글은 현재 내려진 상태며 장 교수의 개인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에서도 삭제된 상태다.
또한 해당 글은 위챗에서 전송도 되지 않고 있어 중국 당국이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공동 부유는 내년 가을 열리는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지을 것으로 보이는 시진핑이 지난 8월 공산당 핵심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언급한 구상이다.
당시 시진핑은 “공동 부유는 사회주의의 본질적인 요구이자 중국식 현대화의 중요한 특징”이라며 “질적 발전 속에서 공동 부유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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