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최근 중국 사회 전반에 대한 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해 ‘제2의 문화대혁명’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유튜브 채널 ‘리얼리즘’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자충수로 지적받는 자국 규제 강화는 기업을 비롯해 부동산, 교육에 이어 연예계와 팬덤(fandom) 문화에 대한 단속으로 확장되고 있다.
중국 문화여유부는 지난달 30일 ‘문예가 교육 관리와 도덕성 강화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며 “문화·엔터테인머트 업계의 불량한 현상을 단호히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연예인이 직업 윤리를 어기고 법류를 위반해 사회주의 문예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좋지 못한 팬덤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연예계에 대한 규제는 겉으로는 ‘법규 위반’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상은 대중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연예인들을 압박하여 공산당의 입맛에 맞는 수족으로 부리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팬덤을 이용해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중공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 당에 충성하는 인민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계산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단속 움직임은 실제 일부 연예인들의 일탈 행동과 위법 행위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유명 배우 정솽(郑爽)은 고액의 출연료를 받고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최근 세무 당국으로부터 2억9900만(약 539억원) 위안의 벌금을 부과 받았고, 또 한국에서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로도 활동했던 가수이자 배우인 크리스는 지난달 성폭행 혐의로 수감된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예계에 대한 규제 강화는 법규를 강화하려는 목적보다 사회 전반에 대한 사상 통제와 시진핑의 공동부유를 전면에 내세운 정책 기조가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문화여유부는 이번 통지문에서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은 문예 업무에 대한 시진핑의 중요 지시와 정신을 충실히 학습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기치로 삼아 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CAC가 밝힌 규제 목록은 다음과 같다.
○ 활동을 원하는 연예인은 의무적으로 시진핑 사상을 학습해야 한다.
○ 당국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방송물은 방영 또는 제작 중이어도 중단 또는 폐기될 수 있다.
○ 연예인에 대한 인기 투표를 전면 금지하고, 순위별 데뷔하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도 전면 중지한다.
○ K팝을 포함한 랜덤 댄스 업로드를 공식적으로 규제한다.
○ 음원은 1인당 1개, 싱글 음반도 1인당 1개로 제한한다.
○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거나 사회에 불만, 비판을 나타내는 노래를 금지한다.
○ 팬덤 규제로 4천 여개 팬클럽을 즉각 폐쇄한다.
○ 청소년들은 평일(월~목)에 게임을 할 수 없고 주말에 오직 1시간만 가능하다.
○ 상하이 내 초중고 학교는 영어시험을 폐지한다.
○ 초중고 전 학교는 수업 시간에 시진핑 사상을 의무적으로 학습한다.
○ 당의 정책에 반하는 연예인들은 중국 내 활동이 제한된다.
○ 연예인이 해외 도주시 중국 전체 포털에서 연예인 기록 영구 말살 및 중국 내 재산을 몰수한다.
미국 CNN은 이에 대해, “중공은 유명 연예인들이 애국심과 당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롤 모델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예계 팬덤을 향한 규제는 이달 초부터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의 아이돌 인터넷 팬클럽 단속을 시작으로 본격화 됐고 지난달 27일부터 속도가 붙었다.
CAC는 앞서 단속으로 아이돌 관련 글, 영상 등 온라인 게시물을 15만 건 이상 삭제하고 관련 계정을 4천여 개를 폐쇄 및 일시 정지했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실제로 드라마 ‘황제의 딸’과 영화 ‘적벽대전’ 및 ‘소림 축구’ 등에 출연한 ‘자오웨이(趙薇)’의 프로필이 지난달 26일부터 검색되지 않고 있다.
중국에 정통한 한 전문가에 따르면, 자오웨이와 그의 남편은 정부와 각을 세운 마윈과 친분이 두터웠고 그동안 정부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자오는 마윈의 권유로 2014년 알리바바 계열의 영화사 ‘알리바바 픽처스’에 투자해 우리 돈 70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당국의 규제로 알리바바 계열사들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의 본거지인 저장성 항저우도 당국의 마윈 때리기로 불똥이 튀면서, 저우장융 당서기를 비롯해 고위 관료들이 부패 혐의로 줄줄이 낙마했다.
마윈은 지난해 10월 상하이에서 당국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뒤 대대적인 응징을 받고 있다. 저장성 관료들에 대한 규제 강화도 이런 맥락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중공 당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제2의 문화대혁명과 다름없다”며, 사회 전반에 대한 규제 강화는 결국 중국을 망치는 자충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의 ‘홍색규제’ 행보에 대해 ‘제2의 문화대혁명’과 다름없다‘는 지적을 내놨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공의 규제가 빅테크 기업과 사교육 시장을 넘어 비디오 게임과 연예인, 아이돌 팬덤 문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1966년부터 1976년까지 10년간 마오쩌둥이 주도한 문화대혁명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대혁명은 1950년대 말 대약진운동의 실패로 정치적 위기에 몰리게 된 마오쩌둥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 회복을 위해 주도한 극좌 사회주의운동이다.
한상진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