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공산당(이하 중공)이 무슬림 소수민족 거주지인 신장 위구르 지역의 안정 확보를 위해 탈레반을 노골적으로 ‘찬양’한 데 대해 중국 네티즌들이 비판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에포크타임스’에 따르면, 중공 관영매체 인민일보는 전날 SNS 웨이보 공식 계정에 ‘60초 만에 알아보는 탈레반’이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인민일보는 이 영상에서 탈레반의 역사를 긍정적으로 소개하며 “탈레반은 엄격한 규율과 반부패주의, 상업 회복 등을 통해 부정부패한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 정부를 쓰러뜨리고 아프간 최강 세력으로 급속히 발전했다”고 치켜세웠다.
매체는 탈레반의 테러에 대한 언급은 피한 채 우호적인 내용만을 늘어놨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을 사실상 정당화하고 있다”며, 탈레반의 △여성 인권 억압과 △무자비한 참수와 총살 △불상 파괴 등 만행에 대한 비판과 지적을 쏟아냈다.
댓글에는 “△탈레반을 노골적으로 선전한다 △테러단체를 정당화 하는 것은 비인간적 행위”라는 등의 내용도 있었다.
해외의 중국학자도 중공의 탈레반 편들기를 비판하고 나섰다.
중국 정치·경제전문가로 알려진 ‘친펑’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탈레반의 승리를 아프간 국민의 선택으로 보는 중국의 시각은 매우 비논리적이며 도덕성이 결여됐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친펑은 또한 “탈레반의 배후에는 파키스탄, 카타르, 그리고 중공이 있다”며, “중국 공안기관은 과거 중동 테러조직을 훈련시켜왔고, 탈레반 조직원도 훈련시켰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 측은 비난이 거세지자 인민일보는 이날 오후 7시경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 계산된 찬양
최근 아프간은 “전쟁은 끝났다”라는 탈레반의 승리 선언과 함께 정권이 무너졌다. 미국이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이자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이달 초 주요 거점 도시를 장악한 지 고작 열흘 만이다.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이 뒤바뀐 아프간은 극심한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공항은 탈출 행렬로 아비규환이고 수도 카불 시내는 공포에 질려 숨소리조차 얼어붙었다.
탈레반은 “생명과 재산, 명예를 보장하겠다”면서 유화적 태도를 취했으나 20년 전 아프간을 지배했던 이슬람 근본주의가 부활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탈레반은 이슬람 중에서도 가장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다. 이들은 극단적인 신정일치 종교 사회를 창조하려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중공은 탈레반이 수도 카불 점령 후 ‘아프간 국민의 선택’이라며 환영을 나타냈다.
17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에 대해 “아프간 인민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이어 “탈레반으로부터 아프간 재건에 중국이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를 환영한다”고 밝혀 탈레반과 밀착 관계에 있음도 내비쳤다.
이러한 중공의 입장에는 신장 위구르 지역에 대한 탈레반의 무력 개입에 대한 우려와 이를 막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중국은 와한회랑이라는 동서로 400km 길이의 협곡을 통해 국경을 맞대고 있다. 중국 측 접경지대는 바로 중공의 화약고라 불리우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다.
신장 위구르인들은 탈레반과 같은 이슬람 수니파다. 위구르인을 대대적으로 핍박하는 중공이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는 이유다.
중국 내 많은 위구르인들은 국경 관리가 허술했던 1990년까지 국경을 넘나들며 아프간과 접촉해 왔다.
탈레반은 1996년 아프간을 장악한 후 중국 내 위구르족 독립 투쟁의 뒷배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지원으로 신장을 비롯해 중국 전역에서는 200여 건의 테러가 발생했고, 2009년에는 신장 우루무치에서 대규모 폭동으로까지 번졌다.
변경 지역 안정을 안보의 핵심 조건으로 꼽고 있는 중공의 입장에서는 신장 지역과 탈레반은 가장 큰 위협이다.
■ 유엔 안보리서도 ‘탈레반 감싸기’
중공은 같은 날 아프간 패망을 안건으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탈레반을 테러조직 명단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겅솽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회의에서 아프간 패망을 두고 “아프간 국민의 뜻과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현재 국제사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전쟁에 짓밟힌 아프간의 평화와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주장을 폈다.
중공 당국은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친펑와 유사한 주장이 퍼지자 탈레반 편들기의 수위를 조절하는 모양새다.
자오리젠 중공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탈레반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며 “탈레반이 테러조직을 단호히 배격하고, 아프간의 영토를 이용해 이웃나라의 안전을 위협하는 어떤 세력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철저히 지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아프간에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정권이 들어서기를 바라고 있으며, 외교적 승인(정부 공식승인)은 그 다음 문제”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탈레반의 아프간 정권 찬탈에 대해, 중공이 일대일로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파키스탄에 영향을 미쳐 국경을 넘어 이슬람 극단주의가 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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