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에서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 일명 ‘시진핑 사상 보고서 대필업’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당국의 ‘시진핑 사상’ 학습 강화 요구로 관련 보고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는 공무원들이 늘면서 중국 온라인에서는 대필 업체 수백 개가 성행하고 있다.
이용 요금은 9.9위안(약 1천750원)~28위안(약 5천원) 등이며,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연설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 함께 의뢰인의 직책과 관련한 특정 분야에 맞춰 다양한 형식의 보고서를 제공한다.
이러한 업체는 △공산당 전문 용어와 △시진핑 사상에 대한 정교한 분석 △서비스 요구자에 대한 직급 및 업무 특성 파악 등 다양한 전문적 지식이 요구되는 만큼 공직이나 매체 출신자들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관영 매체에서 10년간 근무했다는 한 대필업 운영자는 “간부의 소속 지역과 계급, 분야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산당 역사교육을 비롯해 △기율검사에 대처하는 법 △자아비판까지 지도부의 핵심 정책에 대해 다룬 샘플 보고서가 4만 개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산둥 지역 은퇴한 공무원이라고 소개한 또 다른 대필업자는 “고객의 원하는 맞춤형 보고서를 24시간 내 제공한다. 비용은 구체적인 요구 사항에 따라 다르다"고 밝혔다.
보고서 대필 서비스 이용자들은 과중한 업무에 치여 시간에 쫓기는 낮은 계급의 간부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대필 보고서는 표절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제출된 보고서는 무작위로 검사를 받지만 단속에 걸려 표절로 처벌 받거나, 인터넷에서 내려 받은 보고서에서 워터마크를 제거하지 않고 제출해 적발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 중국연구소의 동양·아프리카대(SOAS) 스티브 창 소장은 이에 대해 “중국의 형식주의와 시진핑 권력의 한계의 한 면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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