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중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철광석 가격 인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속적으로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020년 톤당 12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철광석은 한때 230달러로 2배 이상 올랐다.
이 같은 철광석 가격 폭등은 중국의 건설, 자동차, 가전, 기계, 조선 산업 등 제조업 전반 분야에 치명차를 안기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되거나 경영 중단 사태가 속출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5월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중국 내 많은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고 있어 중국의 올해 경제는 지난해 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중국의 인플레이션 리스크도 커지면서 중국 남부의 제조업 중심지들이 휴업이나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위기에 처해 있다. 광둥성 전역에서는 철강 주조에서 가전제품 공장에 이르기까지 올해 상황이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철과 강철주물을 공급하는 광둥성의 최대 업체 중 하나인 ‘모던캐스팅(중국명 셴다이주조)’은 ‘(철광석 가격 인상으로) 주조 재료비가 회사 총 이익을 초과했고, 그 규모는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에 딜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공장 가동을 절반 이하로 축소했다.
또 다른 철강 업체 ‘Huo’는 지난해 약 5000t의 철강을 생산했지만 올해는 절반 수준 이하로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업체들의 상황이 이렇다보니 근로자들의 수입 또한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철광석과 같은 원자재를 많이 사용하는 가전 산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원자재가 제품 비용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 가전 산업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제품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
철광석은 중국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여러 인프라 프로젝트에 두루 사용되는 핵심 소재이자 필수 원자재이다. 이러다보니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철강업체나 전자산업 업체들은 중앙정부가 나서서 원자재 가격을 안정시키지 않는 한 해결책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중앙정부도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류허 부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중국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지난 4월 초, 원자재 가격 급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잠재적 경제 리스크에 대해 우려는 표명했지만 적절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중국 최고 경제기획 기관인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도 철광석, 철강, 구 리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을 만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가격 담합, 허위사실 유포, 사재기, 투기행위 등 불법행위에 대해 무관용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근본적으로 원자재가 부족한 상황에서 허황된 공포탄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구리, 철광석, 아연, 니켈, 알루미늄을 포함한 전 세계 금속 가격이 최근 수 주간 급등했지만 중국은 이러한 세계적 현상에 품귀까지 겹치면서 엄청난 충격파로 경제를 휘청거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 경제 위기 자초한 전량외교
중국이 철광석과 관련한 원자재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장 큰 이유는 호주에 대한 전랑(戰狼·늑대전사)외교로 인한 후유증 때문이다.
시진핑은 최근 몇 년 동안 과감하게 투쟁해야 하고, 투쟁에 능해야 하고, ‘투쟁 정신’을 발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진핑이 국제적인 도전에 첨예하게 맞서고 서방의 언론에 강경하게 맞서는 것을 국책으로 정함으로써 ‘전량외교’가 출현했다.
호주가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중국 책임론을 들고 나오면서부터 촉발된 양국간 갈등은 급기야 중국이 호주에 대한 전면적인 무역보복으로 이어졌다.
중국은 호주를 상대로 소고기, 와인, 호주산 석탄 등을 수입 금지조치했지만 그러한 보복은 부메랑이 되어 중국 경제를 강타했다.
지난해 겨울 광둥성을 비롯한 중국의 산업지대에서는 석탄 부족으로 인한 정전사태가 잇따랐다.
중국은 호주산 거의 모든 제품에 대해 무역보복을 가했지만 철광석에 대해서만큼은 손을 대지 못했다. 이유는 호주는 세계 최대의 철광석 생산국이자 호주산 철광석이 품질도 가장 좋고 이를 대체할 수입선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이를 위해 철광석 수입량 11억7000만톤 중의 60%에 해당되는 7억톤을 호주에 의존해 왔다.
중국은 지난해만 해도 호주에 대해 무역보복을 하면서 큰 소리를 쳤지만 올 들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되면서 철강 수요가 급증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호주가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국의 지위로 몸값이 높아지면서 중국에 대한 수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우위에 섰기 때문이다. 당황한 중국은 주 수입선을 브라질로 옮겨 보려고 했지만 이 또한 신통치가 않다.
세계 두 번째 철광석 생산국이던 브라질이 지난 2015년 11월 철광산 사마르코댐 붕괴 사건 이후로 생산량이 급감했고, 코로나19 여파로 철광석 생산량은 더욱 줄었다.
올해 1분기 브라질 최대 철광석 공급사 발레(Vale)의 철광석 생산량은 6804만 5000톤으로, 전 분기 대비해 무려 19.5%나 감소했다.
그러자 중국은 급기야 아프리카 지역에서 철광석을 수입해 오려고 왕이 외교 부장까지 나서 순방에 나서고 서아프리카 기니에서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광산 개발에도 나서고 있지만 당장 호주산을 대체할 생산처는 찾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경제보복과 난폭 외교에 시달려온 호주는 중국의 이러한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
■ 자충수 된 ‘난폭 외교’
호주에 대한 중국의 난폭 외교는 중국의 경제정책을 진퇴양난에 빠뜨리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시진핑 총서기는 6% 이상의 경제 성장을 공언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인프라 확대 등을 위해 호주의 철광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나 호주와의 관계는 이미 최악의 상태에 처했다
상황이 급박해진 중국은 호주의 철광업체에 "일부러 공급을 틀어쥐는 것 아니냐"고 항의하기도 했지만 호주는 이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일단 지난 5월 5일 "호주와 전략적 대화를 무기한 중단한 다"고 선언하면서 일단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사실 중국은 기회를 봐 가면서 호주에 대한 직격탄을 날리기 위한 마지막 카드로 호주산 철광석 수입 중단을 검토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카드는 호주에게도 상당한 손실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이 부장이 직접 나서 철광석 수입선 다변화를 꾀해 보려 했지만 호주산 철광석을 대체하려면 최소 5~6년 이상 기다려야 하며 확실한 보장도 바랄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성급하게 호주산 철광석에 대헤 제재를 가하게 되면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중국이 뒤집어 쓰게 되어 있다.
물론 중국이 그 카드를 쓰게 되면 호주도 당장은 피해를 입겠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부터 탈출하는 전 세계적 흐름 때문에 호주산 철광석의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라 금방 그 피해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中 경제 압박하는 원자재 가격 폭등
이러한 원자재 가격 폭등과 부족으로 인해 당장 중국 정부 당국이 세운 경제 성장률 목표를 제대로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곳곳에서 경제 회복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중국에게는 악재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올해 원자재 갸격 인상에 대해, 금속은 30%, 농산물 가격은 14% 이상 오르는 등 지난해보다 더욱 상승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이에 따라 ‘가성비’를 내세워 가격 경쟁력 우위 전략을 사용하는 중국의 제조업 시장은 치명적인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이는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로 다가오게 된다.
이러한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1분기 GDP는 24조 931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중국의 지난해 1분기 GDP가 6.8% 감소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비교이기 때문에 눈속임에 불과하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성장률을 전 분기와 직접 비교하면 겨우 0.6% 상승했을 뿐이다. 이 수치는 올해 1분기 목표치인 1.5%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현재의 원자재 가격 폭등 등의 영향은 아직 경제성장률에 반영되지 않았으며,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상황이 좋지 않자 중국 정부는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리커창 총리는 긴급회의를 열어 원자재 공급을 늘리고 투기 행위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지만 그저 촉구에 그칠 뿐이다.
시진핑 중공 정부는 지난 수년간 펼쳐온 난폭외교의 후과를 톡톡히 되받고 있다. 외교는 평소에 잘해야 하는데 사납게 윽박지르고 보복을 일삼는 전랑외교로 일관한 탓에 국제사회에서 이기적인 깡패국가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에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입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여러 근거 자료와 증언 등에도 자국 책임론을 강하게 부인해 국제사회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있다.
현재 중국이 처한 경제적 사면초가는 안하무인으로 사나운 전량외교로 일관해온 후과일 것이다. / Whytimes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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