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홍콩의 대표적 반중 성향 매체인 빈과일보(蘋果日報)가 대만판 발행을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폐쇄를 위한 수순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1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빈과일보의 모기업 넥스트디지털그룹은 대만 빈과일보를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 ‘어메이징 시노 인터내셔널’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들어갔다.
청킴훙 넥스트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잠재적인 인수자가 대만 내 자산 매입 의사를 밝혔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손실을 본 상황에서 수익성 높은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매각 배경을 밝혔다. 매수자와 금액에 대한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빈과일보는 반중국 성향의 홍콩 기업인 지미 라이(黎智英·73)가 1995년 홍콩에서 창간한 신문이다.
이 신문은 중국 지도부의 비리와 권력 투쟁 등을 적극적으로 보도해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성향 매체로 부상했으며, 넥스트디지털은 대만 회사와 합작해 대만판 빈과일보도 발행했다.
빈과일보는 홍콩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시위대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보도했으며,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와 중국 본토를 가감 없이 비판해 시민들에게 큰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중국과 홍콩 내 친중 세력들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라이는 지난해 6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된 후 2019년 8월 홍콩에서 열린 송환법 반대 집회 조직 및 가담 혐의로 14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라이는 이 외에도 홍콩보안법 위반, 각종 불법 시위 주도 및 참여, 회사 경영과 관련한 사기 등 여러 혐의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친중 매체들은 빈과일보의 폐간을 주장하며,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21일 “홍콩 당국이 관련 법에 따라 빈과일보를 직접 폐간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홍콩 사회와 청년층에 대한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고려할 때 <핑궈일보> 청산 절차가 임박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중앙 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이 발행하는 대공보(大公報)도 지난 16일 ‘분리주의 선동·조장’을 이유로 빈과일보를 폐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매체는 빈과일보의 선동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폭동에 가담했고 사회질서와 법치가 심각하게 유린됐다면서 “빈과일보가 존재하는 한 홍콩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권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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