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올해 골든글로브상 수상으로 중국 언론의 극찬을 받았던 중국계 미 영화 감독이, 수년 전 중국을 비난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인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영화 노매드랜드로 올해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趙婷) 감독이 과거에 중국을 비판한 발언이 문제시돼 비난을 받고 있다. 중국 문제 전문가들은 이 사건에 대해 ‘사회의 전면적인 후퇴’라고 평했다.
자오 감독은 2월 28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아시아계 여성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에 대해 중국 언론들은 중국의 자부심이라며 그의 쾌거를 극찬했다.
자오 감독의 수상 소식을 알린 기사는 웨이보(微博)에서 3,400여회 조회수를 기록했고, 축하를 전하는 많은 댓글이 이어졌다. 그의 영화는 다음 달 23일 극장 개봉도 확정됐다.
그러나 지난 5일 이 영화의 포스터는 영화 정보 사이트인 도우반(豆瓣)에서 삭제됐다. 제목 노매드랜드의 중국어 번역인 ‘무의지지(無依之地)’가 인터넷 규제 대상이 돼 검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자오 감독이 수년 전 중국을 비난했던 것이 그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자오 감독은 2013년 미국 영화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자란 중국은 거짓말뿐이었고 어렸을 때 배운 것이 나중에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고, 2020년 호주 언론에는 “지금의 내 조국은 미국”이라고 밝혔다.
그는 1982년생으로, 중학교 시절부터 영국으로 건너가 미국 대학에서 정치학과 영화를 전문적으로 배웠다. 부친은 중국 국유 제철기업의 전 회장이었고, 자오의 모친과 이혼 후 중국의 유명 여배우와 재혼했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혜택을 받은 가정에서 자랐음에도 해외로 나가 국가를 비판하는 것은 괘씸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자오 감독을 매국노로 부르며 그의 영화를 보이콧하자고 선동했다.
중국인 재미평론가 후핑(胡平)은 자오에 대한 비판에 대해 “사회의 전면적인 후퇴를 반영한 것”이라며, “10여년 전의 발언을 꺼내어 문제삼는 것은 현 정권의 취약성을 부각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하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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