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30여년간 인연을 맺은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가 3년여 만에 물러난다.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맹공격하는 상황에서 시 총서기와 인연이 깊은 대사가 떠나는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브랜스테드 대사는 14일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다음 달 초 대사 직위를 내려놓을 것”이면서 “지난 3년간 미국 대통령과 국민들을 대표할 수 있었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중 관계를 공평하고 대등하게 재조정해 양국의 긍정적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런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그의 사임 소식을 알렸다.
미 대선을 불과 2개월 앞두고 주중 대사가 떠나는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베이징에서는 양국 대립이 전방위로 고조되는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미 정가에서 시 총서기와 유독 인연이 깊은 대표적인 친중국 인사다. 1985년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 서기였던 시 총서기가 축산 대표단을 이끌고 허베이성과 자매결연을 맺은 아이오와주를 방문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시 총서기는 당시 아이오와 주지사였던 브랜스태드의 배려로 시골마을 머스카틴의 농장을 둘러보고 현지 가정에서 이틀을 묵었다. 시 총서기의 부친 시중쉰(習仲勳)도 1980년 광저우 성장 시절 아이오와를 방문한 인연이 있다.
시 총서기는 취임 직전인 2012년 2월 미국 방문 때 머스카틴을 찾아가 집주인 부부를 만나기도 했다. 그 해 6월 브랜스태드를 단장으로 한 대표단이 방중하자 시 총서기는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환대했다. 브랜스테드가 주중 미국대사로 내정되자 중국 외교부는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老朋友)”라며 환영했다.
그러나 그의 대사 재임 기간 양국 관계는 신냉전으로 표현될 정도로 악화됐다. 최근에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그의 기고를 싣기를 거부하면서 외교 마찰이 일어났다. 그 글은 중국에 있는 미국 기업 주재원들과 언론인, 외교관 등이 겪는 불평등한 접근권을 언급한 것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공산당이 언론의 자유와 지적인 논쟁을 두려워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후임 대사가 정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선 뒤 미국의 새 정부가 출범하고 인선을 마칠 때까지, 상당 기간 후임자 없이 주중 미국 대사가 공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 경향신문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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