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빈과일보 창업자 지미 라이(黎智英)가 하루 만인 11일(현지시간)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석금은 3만7천600달러(약 4천454만원)로 책정됐다.
라이 회장은 전날 새벽 ‘외국 세력과 결탁한 혐의’로 호만틴(何文田) 지구에 있는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하거나 국가전복, 국가분열을 주도한 자에게 최고 종신형을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라이의 두 아들과 빈과일보(蘋果日報) 최고경영자(CEO) 청킴훙, 최고재무책임자(CFO) 차우탓쿤 등 고위직 4명도 함께 체포됐다.
로이터는 라이가 약 41시간 조사를 받고 이날 오전 0시 20분(현지시간)경 석방됐다고 전했다. 라이는 당시 몽콕 경찰서 밖에서 대기 중인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의 두 아들도 앞서 11일 저녁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지미 라이는 반중 성향의 일간지 ‘빈과일보’와 주간지 ‘넥스트 매거진’을 소유한 언론기업 넥스트미디어그룹 회장이다.
앞서 그는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창업해 사업을 운영했으나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의 유혈진압에 충격을 받은 그는 언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1990년 넥스트 매거진, 1995년 빈과일보를 창간했다.
빈과일보는 홍콩의 대표적 반중 매체다. 중화권 매체들이 압력을 우려해 중국공산당(CCP)의 각종 비리와 문제에 대해 침묵할 때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비판을 이어왔다.
이 매체는 또 지난해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당시에도 홍콩 경찰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을 집중적으로 보도해 CCP의 표적이 됐다.
2006년 넥스트 매거진은 판매 부수 기준으로 홍콩 주간지 중 1위, 빈과일보는 일간지 중 2위를 차지했다.
빈과일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11일 1면에 ‘빈과일보는 계속 싸워야 한다’는 제목의 머리기사를 내보내 CCP의 탄압에 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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