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공산당(CCP)의 강압적 폭력 통치를 꾸준히 비판해온 홍콩 언론 기업인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10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의 창업주 지미 라이(黎智英)가 이날 새벽 홍콩 호만틴 지구에 있는 자신의 거주지에서 홍콩 경찰의 홍콩보안법 전담 조직인 국가보안처에 체포됐다.
지미 라이는 반중 성향의 일간지 ‘빈과일보’와 주간지 ‘넥스트 매거진’을 소유한 언론기업 넥스트미디어그룹 회장이다.
이 그룹 임원인 마크 사이먼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라이 회장이 외세와의 결탁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라이 회장 외에 빈과일보 경영진인 그의 아들 이안 등 7명도 외국 세력과 결탁한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의 결탁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미 라이는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의 창업주이기도 하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의 유혈진압에 충격을 받은 그는 언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1990년 넥스트 매거진, 1995년 빈과일보를 창간했다.
빈과일보는 홍콩의 대표적 반중 매체다. 중화권 매체들이 압력을 우려해 CCP의 각종 비리와 문제에 대해 침묵할 때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CCP에 대한 비판을 이어왔다.
2006년 넥스트 매거진은 판매 부수 기준으로 홍콩 주간지 중 1위, 빈과일보는 일간지 중 2위를 차지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당시에도 홍콩 경찰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을 집중적으로 보도해 CCP의 표적이 됐다.
이 영향으로 빈과일보는 경영난을 맞아 2019~2020년 회계연도에 4억1530만 홍콩달러(약 635억8243만원)의 순손실을 냈고, 라이 회장은 중국 관영 매체들로부터 '반체제 4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히며 테러 위협에 시달렸다.
지미 라이는 지난 5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홍콩보안법 통과 이후에도 홍콩에 머물며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빈과일보를 통한 민주주의 투쟁은 나에게 새롭고 매우 중요한 삶의 의미를 부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라이 회장은 2015년 미국 타임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개척자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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