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코로나19(우한폐렴) 사태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위기 대처 능력을 비판해 당국에 체포된 런즈창(任志强·) 전 화위안(華遠) 그룹회장이 구속 중 단식투쟁으로 심부전을 일으켜, 지난달 28일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런 전 회장은 지난달 초 자신의 블로그에서 우한폐렴에 대한 정부의 부실대응 및 정보은폐 등을 비난하며, “황제가 되고 싶어하지만 결국 벌거벗은 광대에 불과한 사람이 있다”며 시 주석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이 글은 중국의 지식인 사회에서 큰 화제를 불러 모으며 빠르게 공유됐다.
지난달 25 미국의 소리방송(VOA)에 따르면 런 전 회장은 이번 비난으로 지난달 12일 오전 당 규율감사위원회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같은 날 오후 연행됐다. 그 후 그의 장남과 비서도 당국에 구속됐다. 중국 지도부는 런즈창 사건‘을 ’중요 안건’으로 지정해 일체 모든 개입을 차단했다.
중국의 대표적 홍얼따이(紅二代, 혁명집안 출신 2세) 중 하나인 런 전 회장은 그간 중국 정부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해 ’런 대포(大砲)‘, ’중국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린다.
런 씨의 체포는 중국 내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중국의 유명 기업가들 50명은 최근 지도부에 런 씨의 석방을 포함한 9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공동 서명 참여자에는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과 PC 업체 레노보 창업자인 류촨즈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우한폐렴 사태가 공산당 체제의 일련의 약점을 드러낸 점을 지적하며, 정치개혁 실시와 민간기업 보호, 국민에게 현금 배포, 관계자에 대한 책임추궁, 런 씨의 석방 등 9개 사항을 요구했다.
지난달 26일 트위터 사용자 ’一劍飄塵06‘에 따르면, 런 씨의 친구로부터 입수한 이 진정서는 리커창 중국 총리를 통해 시 주석에게 전달됐다.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 ’노등(老燈)‘에 따르면 이번 진정서 공동 서명 참여자들은 런 씨가 처음 글을 게시한 SNS 채팅방 멤버들이다.
노등은 또 공산당 최고 지도부에 속했던 리루이환, 원자바오 전 총리, 리란칭 전 부총리, 후치리 전 정치국 상무위원, 톈지윈 전 부총리 등도 이번 진정서 서명에 참여해 중국 정계에 강진을 일으켰다.
지난달 22일 홍콩에 거주하는 홍얼따이인 홍콩 위성 TV 방송 ‘Sun TV(陽光衛視)’의 천핑(陳平) 회장은 SNS 웨이신에서 저자 불명의 공개서한을 공개했다. 이 서한은 감염 확산에 대해 정치국이 긴급 확대회의를 개최해 ‘시진핑 주석의 사임여부를 검토할 것’을 요청해 큰 주목을 불러모았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장기화와 우한폐렴 등으로 전례없는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미국 중화권 언론 ‘아폴로 신문망은 지난달 27일, 중국 지도부의 내란과 권력투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며, 런 씨의 날카로운 비판과 홍얼따이라는 신분은 시 주석 반대파의 정권전복 도구로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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