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 하이항(海航·HNA)그룹 공동창업자 왕젠(王建·57) 회장이 프랑스에서 돌연사해 그 배후 원인에 큰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그룹 측은 4일, “왕 회장이 프랑스에서 업무 시찰을 하던 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 원인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복합기업으로 알려진 HNA 그룹은 2015년부터 작년까지 400억 달러에 이르는 해외 자산을 인수(M&A)하는 등 공격적인 해외 기업사냥을 펼쳤다.
중국 4위의 항공사인 하이난 항공을 운영하는 이 그룹은 호주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등 해외 저가 항공사 다수를 비롯해 유명 호텔 체인 힐튼 월드와이드, 독일 금융 도이체방크 등의 지분 일부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그룹은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고위층 유착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지난해부터 자본유출 억제 대상 기업으로 지목돼 중국 당국의 감시망에 올랐다. 그로 인해 해외 자금 경색으로 자산 인수에도 제동이 걸렸다.
HNA 그룹은 지난해 말 현재 총부채 규모가 1조 위안(약 170조 원)에 달해, 부채 상환 만기 도래에 직면하면서 해외 보유 자산을 서둘러 매각하는 등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 왔다.
왕 회장은 톈진 출신으로 1983년 중국 민용항공학원을 졸업한 뒤 중국 민항총국에서 근무하다 1990년 하이난 항공 설립에 공동으로 참여했다. 2003년부터 HNA그룹 이사장을 지냈으며, 그룹 지분 보유율은 약 15%로 알려졌다. 그는 HNA 경영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여겨져 왔다.
한편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일부 외신이 왕 회장의 사망 원인을 실족사로 보도한 데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HNA 측은 왕 회장 사망 관련 성명 발표 시 당시 정황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왕 회장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 국가부주석 일가의 부정축재 연루 의혹 등 중국 권력층과의 유착 의혹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사진: AP/NEWSIS)
도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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