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작년 7월 중대한 기율위반 혐의로 낙마한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서기가 여성들과의 불륜 관계를 통해 여러 명의 혼외 자식을 낳은 것으로 밝혀졌다.
홍콩 언론 <홍콩 01>에 따르면 미 중문 신문 <명경신문망(明鏡新聞網·이하 명경망)> 운영자인 재미 화교 허핀(何頻ㆍ52) 대표는 작년 7월 중순경 명경망 인터넷TV에 직접 출연해 “쑨정차이가 정치국에 입성한 18차 당대회 이후 여러 여성과 불륜 관계를 통해 다수의 사생아를 낳았다”고 밝혔다.
허 씨에 따르면, 슬하에 무남독녀 외동딸만을 두고 있는 쑨정차이는 중국 지도부의 유력 후계자로 선정된 후 훗날 자신의 권력을 승계할 아들이 없는 것을 늘 아쉬워했다. 이를 간파한 동향출신의 허팅 전 충칭시 부시장 겸 공안국장은 쑨에게 여러 명의 여성들을 상납했다.
작년 9월 명경망은 쑨 전 서기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사업인 ‘일대일로(一帯一路) 경제권 구상 프로젝트’ 자금을 정부들에게 바친 것이 실각의 발단이 되었다고 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쑨정차이는 ‘일대일로’ 자금 중 약 10억 위안(약 1,638억원)을 그의 정부가 홍콩에 설립한 유령회사에 지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쑨의 행보를 못마땅히 여긴 전 충칭시 고관이 관계자를 통해, 왕치산 전 중앙기율감사위원회(중기위) 서기에게 고발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왕 전 서기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중국경제 잡지 ‘재신(財新)’은 작년 9월호 표지에 ‘이잔푸(億賛普)의 충칭에서의 성쇠(盛衰)’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냈다.
이 기사는 2008년 창립된 ‘이잔푸’라는 회사에 대해 집중 보도하며, 이 회사의 대표인 황쑤즈(黄蘇支)가 쑨 전 서기의 내연녀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황 씨는 쑨 전 서기의 자금 지원을 발판으로 국유사업과 ‘일대일로’ 등 정부 주도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해, 불과 몇 년 만에 무명 기업에서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한 스타 기업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잔푸의 주가도 7월 쑨 전 서기의 실각과 함께 폭락했다.
중기위는 작년 2월 충칭시 당국이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위원회 서기의 영향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쑨 전 서기에 앞서 작년 6월 실각한 쑨의 측근 허팅위안(何挺元) 전 공안국장은 조사과정에서 쑨 전 서기의 부적절한 여성 관계에 대해 당국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이후 공산당 정책결정기구인 중앙위원회 위원이었던 쑨 전 서기는 후춘화 정치국원과 함께 차세대 지도자로 지목돼왔으나, 작년 7월 심각한 규율 위반으로 체포됐고, 이후 9월에 쌍개 처분을 받은 데 이어 11월에는 전국인민대표 자격을 상실했다.
작년 10월 말 진행된 제19차 중국 공산당 당대회 기간 쑨 전 서기는 5명의 낙마한 부패 호랑이인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 링지화 전 중앙통전부장, 궈보슝,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과 함께 당을 전복하고 권력을 찬탈하려는 음모론자로 지목됐었다.
당대회 당시 공작보고는 이들이 당의 정치 기율과 규칙을 엄중히 위반하고 정치적 야심을 갖고 음모를 획책했다고 비난하며, 단순히 비리만으로 실각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하지만 최고인민검찰원이 쑨 전 서기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만을 거론함에 따라 그의 판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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