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은 북한 조선 노동당 위원장을 싫어한다”고 영국 BBC 방송이 맥스 보커스 전 중국 주재 미국 대사의 말을 인용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커스 전 대사는 “시진핑은 국가주석에 취임한 이후 줄곧 북한과 거리를 두어 왔으며, 정치적 이익을 위해 김정은 정권을 용인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정권 당시 3년간 주중 미 대사를 지낸 보커스 전 대사는 “시 주석은 못마땅한 상대에 대해 모욕적인 표현을 하는 경우는 없었지만 김정은에 대해서만은 예외였다”고 말했다.
한 중국문제 전문가는 “중국은 오는 10월 개최를 앞둔 공산당 제19회 전국대표대회(19대)를 앞두고 있어 한반도의 정세가 불안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이를 간파한 북한이 도발행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의 동맹’을 자처했던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지난 2012년 시 주석이 취임한 후부터 벌어지기 시작했다. 시진핑은 양국 간 관례에도 불구하고 취임 후 단 한 번도 북한을 방문하지 않았고, 김정은의 거듭된 방중 요청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시 주석은 유엔이 핵·미사일 도발을 멈추지 않는 북한에 대해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트럼프 정권이 제재에 협력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두둔하며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2월, 북한으로부터의 석탄 수입을 연내 전체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북한의 생명줄인 원유 공급은 계속하고 있다.
보커스 전 대사는 중국의 이 같은 모순된 입장에 대해, “한반도의 안정과 북한의 체제가 붕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북한을 연명시키려 한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정권이 붕괴할 경우, 북한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커지면서 한미 영향력이 커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 문제 전문가인 원자오(文昭)는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시진핑의 현재 최대 관심사는 19대를 무사히 개최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것도,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도 피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에 가까운 소식통 등의 정보에 따르면 북한과 돈독한 혈맹을 강조했던 장쩌민 전 정권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전면 지원했다.
김정일 정권 시절부터 북한을 순방했던 중국 최고 지도부 고관이던 저우융캉(전 공산당 중앙 정법위원회 서기, 무기징역 복역 중), 쩡칭훙 전 국가 부주석,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회 위원장 등은 모두 장쩌민파 일원이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시진핑 정권과의 내부 온도차를 엿볼 수 있다.
원자오는 “현재 정치 투쟁에서 열세에 놓인 장쩌민파에게 있어 핵을 보유한 ‘동지’ 김정은 정권은 시진핑을 위협하는 카드”라며, “시진핑은 이 카드가 19대를 교란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키리스트가 수 년 전 일시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당시 중국에 주재하던 미 정보기관 협력자는 “북한에는 핵무기가 없고, 모두 중국 정부가 설치한 것”이라고 미 정부에 보고했다.
중국 핵공업부(현재 중국 핵공업 총공사(CNNC)의 전신)의 한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북한의 핵개발 기술자가 중국에서 양성됐고, 주요 첨단기술과 원재료도 중국에서 제공되었으며, 일부 실험은 중국의 핵시설에서 실시했고 중국이 전면적으로 백업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러한 중국의 ‘약점’을 아는 듯 북한은 중·러·인도 등 신흥 5개국(BRICS) 정상회의가 중국 샤먼에서 시작하기 전날인 3일 핵실험을 실시했다. 원 씨는 “중국의 의도를 간파한 김정은은 이제 제멋대로다. 19대 전 다시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김주혁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