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기위)가 최근 장쩌민의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쩡칭훙 전 중국 국가 부주석과 그의 동생 쩡칭화이(曽慶淮) 전 문화부 특별 순시원의 부정부패 실태를 파악했다고 홍콩잡지 쟁명(争鳴) 4월호가 전했다.
잡지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치협상회의(양회) 폐막 후인 3월 18일, 자오훙주(趙洪祝) 중기위 부서기와 자오러지(趙樂際) 당 중앙조직부장은 베이징 옥천산 간부 휴양소에서 쩡칭훙과 쩡칭화이에 대해 중국 내 경제활동과 해외에서의 사회활동 등을 조사했다.
태자당 출신으로 절대 권력을 가진 쩡 일가는 중국과 홍콩, 마카오, 그리고 해외에서 약 400~450억위안(약 6.5조원~6.6조원)의 자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에 28~30억위안(약 4590억원~4920억원), 마카오에 10억위안(약 1640억원),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폴 등에서 36~40억엔(약 5900억원~656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쩡칭훙의 아들 쩡웨이(曽偉)는 호주와 뉴질랜드에 설립한 기업의 무역 규모가 연간 25~30억 美 달러(약 2.8조원~3.3조원)에 달하고 중국 등 양국에 20개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호주 국적을 가진 쩡웨이는 지난 4년간 중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데, 중국 당국의 반부패 운동으로 자신에 대한 조사와 구속을 우려하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쩡칭화이의 딸 쩡바오바오(曽宝宝)는 중국 내 5개 상장기업의 사장과 임원을 맡고 있으며, 선전, 광저우 등에서 이끌고 있는 부동산 개발기업으로부터 400억위안(약 6.5조원) 이상의 수입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잡지는 또 당국이 쩡칭훙 일가의 부정축재를 이미 파악하고 있으며, 이번은 2015년 1월 7일 이후 쩡 형제에 대한 3번째 조사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쩡 형제에게 ‘적극적인 조사 협력’을 요구하면서 이 2명에게는 ‘특권이나 특별대우’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쩡 형제에게 해외에 있는 가족이 귀국해 조사를 받도록 요구했다.
일부 홍콩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비공개로 진행된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베이다허 회의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왕치산 중기위 서기에게 쩡칭훙 등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을 직접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시진핑 당국은 조사를 통해 각 상무위원 개인, 배우자, 자녀들이 보유한 자산 규모와 경제활동 등을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또, 시 당국은 2014년 8월 국무원이 발표한 ‘부동산 등기 잠정 조례’를 통해 고관들의 자산공개 제도를 시도했지만 당내 기득권층들로부터 격렬한 저항을 받았다. 중국 공산당 정권 하에서 최고 지도부부터 하급 관료까지 부정부패가 횡행한 가운데, 당국이 고관들의 자산을 공개하면 고관들의 부패 실태가 드러나 실각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올 들어 쩡칭훙 주변에서는 전 측근들이 잇따라 당국에 구속되거나 부패 문제로 재판을 받았다.
지난 1월 27일 쩡 일가와 다른 장쩌민 파벌 고관들의 자산을 운용, 관리해온 중국의 부호 샤오젠화(肖建華)가 당국에 의해 홍콩에서 본토로 연행되었다. 샤오젠화는 조사에서 쩡칭훙 등의 부패실태를 모두 자백했고, 시 당국과 중기위는 쩡칭훙을 체포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고 인민검찰원은 2월 6일, 쩡칭훙의 측근인 마젠(馬建) 전 국가안전부부장을 뇌물수수혐의로 입건 조사했다고 발표했다. 그 밖에, 러따커(樂大克) 전 티베트 자치구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주임과 쑤룽(蘇榮) 전 전국정치협상회의 부주석도 뇌물수수혐의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쩡칭화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홍콩의 환희전매집단유한공사(歡喜傳媒集團 有限公司)의 둥핑(董平) 회장도 3월 10일 당국에 구속되었다. 둥핑은 중국 영화계의 보스로 불리며, 환희전매는 제73회 미 아카데미상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와호장룡’에 투자한 바 있다.
김주혁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