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시진핑 정권이 최근 중국 공산당 지도층 조직구조와 인사 편제에 대한 과감한 구조개혁에 착수했다고 홍콩 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구조개혁은 당 최고 지도자의 명칭인 ‘총서기’를 ‘주석’으로 변경하는 것과 새로 부주석직을 마련해 국무원 총리와 인민대표대회 위원장이 자동으로 부주석이 되는 새 정치구조 구축을 포함하고 있다.
이 구조개혁이 실현될 경우 현행 정치국 상무위원회(상무위)가 실질적으로 격하되고, 당이 정부의 상위에 위치한 현재의 관계가 거의 대등하게 바뀌어 당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홍콩 잡지 ‘쟁명(争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 정치국과 19대 준비팀은 같은 해 11월 중순, 일부 당 고관에 대해 당 중앙 상층부의 조직 구조개혁에 관한 제안서 및 의견 모집원고를 배포했다.
이 제안서는 당 중앙 조직구조와 인사편제에 관련된 일련의 개혁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다음의 세 가지 부분이 매우 흥미를 끈다.
▶ ‘총서기’ 대신 ‘중앙위원회 주석’직을 마련한다. 또한 새로 2명의 부주석직을 마련하여 전국 인민대표대회(인대) 위원장과 국무원 총리가 각각 그 자리를 담당한다.
▶ 중앙서기처 총서기와 상무위원장직을 마련하고 중앙서기처는 중앙 정치국과 중앙위원회 주석의 지시에 따라 당·정·군에 관한 업무를 진행한다.
▶ 중앙 군사위원회는 상무위를 설치하고 4명의 부주석직을 마련하며, 국무원 총리와 중앙서기처 총서기가 자동으로 부주석이 된다.
이 같은 새로운 조직구조에 대해 시사평론가 탕징위안(唐靖遠)은 ‘중앙위원회 주석과 2명의 부주석이 실질적인 당 지도부의 중추가 되고, 정권 운영의 중추로서의 중앙서기처는 중앙위원회 주석의 지시를 받아 정무처리를 실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탕 씨는 “이 같은 개혁의 가장 큰 목적은 현행 상무위 제도를 약화시켜 상무위가 주석의 의향을 무시하거나 주도권을 다투며 국정을 혼란시키는 상황을 피하는 한편, 상층부 권력을 집중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무원 총리와 중앙서기처 총서기가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됨으로써, 일부 군권이 국가행정시스템 내에서 장악되도록 정부의 군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어 군 간부가 군대를 사유화하는 것을 막는다. 이것은 국가 감시위원회를 설립하여 당의 힘을 약화시키고 정부 권한을 강화하려는 시 정권의 구상과 기본적으로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 공산당의 권력구조는 위에서 아래로 당 총서기 1명, 정치국 상무위 7명, 정치국 위원 25명, 중앙위원 205명, 중앙 후보위원 171명으로 구성된 피라미드형 구조이다.
반면 19대 준비팀이 제안한 새 권력 구조에서는 중앙위원회 주석 1명(시진핑 국가주석), 부주석 2명(왕치산 인대위원장과 리커창 국무원 총리)이 있지만, 그 아래에는 상무위 등이 차지하는 중간층이 존재하지 않고, 직접 중앙 주석의 명령에 근거해 중앙서기처가 각 부문과 협조해 구체적인 정책을 실시하게 된다.
시 주석의 의향을 서기처 총서기에게 전하는 것만으로 각 성시나 각 부에 그 의향을 통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시 주석의 핵심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와 같이 시 주석이 추진하고자 하는 여러 개혁 정책이 중간층의 방해를 받거나 지연되는 횟수를 줄여 진행을 가속화할 수 있다.
즉 총서기와 상무위 7인으로 구성된 중난하이의 최고 권력구조가 주석과 부주석 2인의 형태로 변경되어 정치국 상무위가 격하되고, 중요사항 결정권은 시 주석과 그를 보좌하는 2명의 부주석이 갖게 되며, 서기처 총서기가 직접 중앙위원회 주석의 지시를 받아 정책을 실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개혁을 실시함에 있어 시 주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대위원장과 총리, 서기처 총서기를 자신의 심복으로 바꾸는 것이다.
지난 2012년에 개최된 18대 전에는 왕치산이 인대위원장을 인계한다는 정보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시진핑 진영에서 필수적 인물이 된 왕치산이 19대에서 유임되고 국가 감시위원회 주임을 겸직할 것으로 보인다.
리커창 총리의 경우, 장쩌민파 언론이 리 총리와 시 주석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고 활발히 선전했지만, 리 총리는 시 주석의 정치개혁에 최대한 협력하지 않으면 중국 경제에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또 일찍이 시 핵심에 지지를 표명했던 리잔수(栗戰書)는 시 주석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심복으로 그가 류윈산을 대신해 중앙서기처 총서기로 취임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들 3인에 대한 인사가 결정되면 19대 상무위는 시진핑의 사람들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김주혁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