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홍콩 시위에 대한 정부와 중국 당국의 강경 대응으로 시위대와 정부 간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홍콩 정부가 친중파 진영의 패배를 우려해 이달 예정된 홍콩 구 의회 의원 선거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은 오는 24일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의 승리가 점쳐지는 가운데, 홍콩 정부가 폭력 시위를 이유로 선거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진행된 홍콩 구 의회 의원 선거(지방선거) 후보 등록에서는 18개 선거구 452석을 두고 1000명이 넘는 후보가 접수했다.
이들 중에는 2014년 우산혁명을 이끌었고 송환법 반대 시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조슈아 웡과 토미청 전 홍콩 중문대 학생회장을 포함해 송환법 반대 시위로 정치의식이 고취된 청년층이 대거 입후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도 늘어 총 413만명이 유권자 등록을 마쳤다. 지난 2015년 선거보다 38만6000명 증가한 수치다. 따라서 올해는 거의 모든 선거구에서 복수 후보가 등록해 친중파와 범민주파(반중성향)의 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홍콩 정부는 선관위 위원장이 이끄는 위기 대응위원회를 구성해 ‘폭력 시위’를 이유로 선거 연기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폭동, 폭력, 공중 안전 위협 등으로 선거가 영향을 받을 경우 행정장관에게 선거 연기를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소식통은 "주말 시위의 폭력과 파괴가 선거 직전까지 이어져 투표자들의 투표가 방해받거나 일부 후보가 유세 기간에 괴롭힘을 당한다면 선거는 연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법에 따르면 구의원 선거는 최대 14일 연기할 수 있으며, 입법회 심의를 거쳐 재선거 날짜를 결정한다.
앞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도 지난 9월 친중파 의원들과 회동에서 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
그는 선거 연기와 관련해 △투표소 시위가 발생한 선거구의 선거를 취소 △전체 구의원 선거 취소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선거 연기 방안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선거 연기를 위한 명분을 얻기 위해 홍콩 경찰이 폭력 시위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치와이(胡志偉) 홍콩 민주당 주석은 “지난 3일 시위에서 홍콩 경찰이 시티플라자 쇼핑몰에 진입하지 않았다면 당시의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국은 선거 연기를 위한 명분을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당시 타이쿠 지역 시티플라자 쇼핑몰에서는 중국 본토 출신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홍콩은 중국 땅이다”를 외치며 흉기를 휘둘러 일가족 4명을 다치게 하고, 민주당 구의원 앤드루 치우(趙家賢)의 귀를 물어뜯는 등 난동을 피웠다.
이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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