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홍콩 시위대가 지난 1일 중국공산당 정부 수립 7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애도 시위’를 벌인 가운데, 당시 발생한 경찰의 실탄 발사 사건에 음모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사건은 이날 오후 4시경 홍콩 취안완 지역의 타이호 거리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과정에서 발생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시위대가 경찰을 둘러싸고 공격하던 중 한 명의 시위 참여자가 경찰의 옆에서 쇠막대기를 휘두르자, 경찰은 이 시위 참여자의 가슴을 향해 권총을 발사했다.
이 시위 참여자는 취안완에 위치한 공립 학교인 호췬위 메모리얼 중학 5학년(한국의 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인 청즈젠(曾志健)으로 확인됐다.
청군은 총격 후 병원으로 이속돼 탄환 적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3일 이 학생을 ‘폭동죄’와 ‘경찰 폭행죄’ 혐의로 기소했다.
경찰을 실탄 발포로 시위대는 크게 분노했고 홍콩 곳곳에서 이를 비난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크리스 탕(鄧炳強) 홍콩 경무처 부처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당시 경찰은 날카로운 금속 막대를 가진 시위대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어 신변안전을 위해 발포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이는 합법적인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콩 매체 입장신문(立場新聞)은 당시 현장 촬영 영상에서 경찰이 시위자의 물증을 바꿔치기 하는 의심스런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 신문에 따르면 청즈젠이 병원으로 이송된 후 한 사복 경찰은 사건 현장을 두리번거리며 청군의 시위 물품들로 보이는 물건들을 수거했다. 당시 현장에는 헬멧과 방독 마스크, 방호용 판, 1미터 미만의 흰색 플라스틱 봉 등이 있었다.
이 경찰은 헬멧과 방독 마스크, 방호용 판은 수거했지만 플라스틱 봉은 줍지 않았고 대신 근처에서 구한 끝이 뾰족하고 날카로운 약 2미터 길이의 금속 막대를 챙겼다.
3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권총 사용 규제법을 애도 시위' 전날인 9월 30일 갑자기 완화했다.
이 법에서 ‘치명적인 무력 공격’에 관한 정의를 지금까지의 ‘구타 행위로 의도적으로 타인에게 사망 또는 신체적인 중증을 가져오는 경우’에서, ‘구타 행위로 타인에게 사망 또는 신체적인 중증을 가져오거나 가져올 우려가 있는 경우’로 변경한 것이다. 또 진압봉의 기준도 ‘중급 무기’에서 ‘저살상력 무기’로 변경됐다.
람척팅(林卓廷) 홍콩 입법회 의원은 경찰의 권총 사용법 규제 완화로 향후 시위자들에 대한 실력 행사가 한층 더 강해질 것을 우려했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1일 벌어진 시위에서 당국은 12세에서 71세까지의 다양한 연령대의 시위자 269명을 체포했고, 1400발의 최루탄, 190발의 공기 총알, 230발의 스펀지 총알과 6발의 실탄이 사용됐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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