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국의 ‘화웨이-미 기업 간 거래 금지’ 조치와 관련해 영국의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회사(chip-designer) 영국 ARM이 중국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선언하자, 화웨이의 사업이 사실상 중단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ARM은 미국과의 기술 협력 관계를 이유로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ARM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반도체 설계도에 미국의 원천 기술이 깔려 있다”며 “우리는 미국의 최신 제한 사항을 준수 한다”고 설명했다.
ARM은 스마트폰의 반도체(AP)를 설계하는 기업으로, 기술력에서 경쟁자가 없는 독보적 기업으로 꼽힌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AP)의 경우 90%가 ARM의 설계도로 만들어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핵심 반도체의 개발과 생산은 ARM 없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퀄컴, 애플을 비롯해 삼성전자, 화웨이 등 전 세계 1000여개 기업이 ARM의 설계도를 이용해 다양한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ARM 설계에 기반해 생산된 반도체는 229억개다.
미국 IT(정보기술) 전문 매체 와이어드는 ARM이 화웨이에 대한 입장을 밝힌 데 대해 “화웨이가 구글 없이는 생존할 수 있어도 ARM 없이는 어려울 것”이라며, 화웨이의 사업이 사실상 중단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통신 장비, 서버(중앙 컴퓨터) 등 주력 생산품에도 ARM 설계에 기반한 반도체를 사용하고 있다.
화웨이는 앞서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인텔·브로드컴 등이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자체 반도체를 쓰겠다”고 밝혔지만 ARM의 이번 발표로 자체 반도체 생산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타 외신들 역시 ARM의 거래 중단 선언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술 지원 및 주요 앱 공급 중단보다 화웨이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곽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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