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영국의 통신사 보다폰이 2011년과 2012년 화웨이 통신 장비에서 일종의 해킹 장치인 백도어를 발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다폰은 화웨이와 문제를 해결했다고 했지만 이번 보도로 중국 글로벌 기업의 상징인 화웨이의 명성에 타격이 갈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화웨이는 그간 백도어 설치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앞서 영국이 5G 이동통신망의 비핵심 부문에 화웨이 제품의 사용을 허용하자 미국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가 중국 정부를 위해 스파이 행위를 한다고 주장하며 각국에 화웨이 불매를 촉구해왔다.
보도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2009년과 2011년의 보다폰 보안 보고서를 확인했다. 보고서에는 이탈리아 내 수백만 가구와 기업체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다폰의 유선 네트워크에 화웨이가 무단으로 접속할 수 있도록 백도어를 숨겨뒀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백도어는 제3자가 보다폰 고객의 개인 컴퓨터나 홈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백도어는 컴퓨터 시스템이나 암호화된 데이터에 우회 경로로 접속하는 방식을 뜻한다.
보다폰은 2011년 화웨이에 가정용 라우터(인터넷 접속 장비)에서 백도어를 제거하라고 요청했으며 화웨이로부터 문제가 해결됐다는 확인을 받았다. 하지만 추가 테스트 결과 보안 취약점이 여전히 발견됐다.
보다폰은 블룸버그에 보낸 성명서에서 2011년 이탈리아에서 통신 접속 장비인 라우터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고 화웨이와 문제를 해결했으며, 데이터가 손상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해명했다.
보다폰은 또 2012년 이탈리아에서 화웨이가 공급한 게이트웨이(gateway) 장비에서 이상이 발견됐지만 역시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게이트웨이는 2개의 다른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는 장치다.
보다폰은 "우리는 보안을 매우 중시한다. 그것이 우리가 채택한 장비의 보안 취약성을 탐지하기 위해 독립적인 테스트를 진행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보다폰을 포함한 유럽 통신사들의 화웨이 의존도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5G 이동통신은 4G와의 호환이 중요해 4G 장비 공급업체와 5G 장비 공급업체가 동일해야 유리하다. 유럽의 경우 기존 4G와의 호환 문제로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기 어렵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 NEWSIS
하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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