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이 사회 치안 강화를 명목으로 구축한 CCTV 모니터링 시스템인 ‘톈왕(天網·하늘의 그물)’에 대해 ‘중국판 빅 브라더’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빅 브라더(Big Brother)’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가공의 인물로, 독점과 감시를 통한 ‘사회 통제 수단’을 뜻한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는 지난달, 6부작 다큐멘터리 ‘휘황 중국’을 방영하며, “‘톈왕(天網)’이 구축돼 중국 사회의 치안이 한층 강화됐다”고 밝혔다. 톈왕은 중국 공안 당국이 2000만대의 인공지능 감시카메라를 기반으로 구축한 범죄 용의자 추적 시스템이다.
집권 2기를 앞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업적을 칭송하는 내용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는 “중국이 세계 최대의 영상 감시 관리 시스템 톈왕을 완성해 국민 안전을 수호하는 ‘눈’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인터넷상에도 톈왕 CCTV의 실시간 감시 장면이 올라오고 있다. 선명한 화면에 도로 차량 종류까지 식별할 수 있고 촬영 범위 내 행인의 연령, 성별, 복장 등에 대해서도 분석이 이뤄진다. 평범한 도심 모니터용 CCTV로 보이는 카메라가 움직이는 사람과 사물을 끝까지 추적하며, 분석하는 것이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톈왕이 시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사생활 침해 문제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개인 일상생활의 모든 행동을 감시하며 공포감을 주는 '빅 브라더'의 탄생”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 데일리메일은 “중국 네티즌들은 안도감보다는 ‘빅 브라더’ 사회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고, 프랑스 국제라디오(FRI)도 “CCTV 2000만대로 이뤄진 감시망의 존재는 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는 실상을 확인해주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반부패와 반범죄를 앞세워 2015년 구축을 시작한 ‘톈왕’은 움직이는 사물을 추적·판별하는 인공지능 CCTV와 범죄 용의자 데이터베이스가 연결돼 있다.
이 CCTV에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안면 인식 장치 등이 장착돼 있어, 신호를 어기고 질주하는 차량이나 갑자기 뛰는 사람 등에 대해 안면 인식 등을 실행한다. 이 인식에서 수배자 명단에 있는 용의자와 같다고 판단되면 경보가 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톈왕 등) 감시망을 구축하는 주요 목적은 국민을 통제하고 위협하기 위해서”라며, “지난 10년 간 중국은 중국 공산당의 가장 중요한 사업이자 독재 유지의 수단을 ‘안정 유지’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CCTV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지난해 세계 범죄안전 지수 순위에서 중국이 치안이 가장 우수한 나라로 선정됐다며, 살인 등 8개 폭력범죄 발생량이 5년 사이 42.7%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호주 경제평화연구소가 지난 6월 실질개발지수(GPI)와 사회치안, 군사무장 등을 평가해 발표한 '2017 세계평화지수'에서 중국은 세계 163개국 중 116위에 그쳤고, 한국과 북한은 각각 47위와 155위로 나타났다. (사진: 웨이보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곽제연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