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개혁 성향의 공산당 원로들이 창간한 중국의 대표적 개혁 성향 잡지인 염황춘추(炎黃春秋)의 전 편집장이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에 당국의 언론 간섭을 지적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1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양지성(楊繼繩) 전 염황춘추 편집장이 지난달 30일 당국의 강요로 사임할 당시, 광전총국에 서한을 보내 "15개 주제와 관련된 기사를 출판 전 제출하고 승인받아야 한다는 당국의 규정으로 염황춘추와 다른 잡지가 작업에 많은 제약을 받았다"고 주장한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양 전 편집장이 언급한 당국이 사전 승인을 요구한 15개 주제는 중국공산당, 국가와 관련된 중요한 문서와 기밀, 전·현직 지도자의 출간물·생활·일, 민족·종교, 국방·역사적 전투, 문화혁명 등입니다.
양 전 편집장은 서한에서 "해당 주제들의 정의가 분명치 않아 적용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지난 4월 염황춘추 기사 37개가 출판 전 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해 규정 위반 가능성을 경고한 데 대해 "일부 기사는 이미 책이나 신문에 게재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당국에 "염황춘추는 이미 10년간 자체 검열을 해왔고, 다당제 민주주의와 권력 분립, 당 지도자와 가족 관련 이야기, 티베트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독립 주장, 1989년 톈안먼(天安門) 진압, 종교 문제 등 8개 분야를 다루지 않겠다"며, "이 잡지가 존속할 수 있도록 여지를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한편 신문에 따르면, 양 전 편집장이 염황춘추 편집위원회에 보낸 또 다른 서한에서 "염황춘추가 반대파의 압박으로 폐간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에 대해 염황춘추 창간인인 두다오정(杜導正·91) 사장은 "당국의 상황과 요구에 주의하겠지만, 우리의 기조와 임무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개혁 성향의 공산당 원로들이 1991년 창간한 염황춘추는 작년 9월 중국예술연구원의 감독을 받는 관영 매체로 전환된 후 당국의 감시가 강화됐으며, 특히 양 전 편집장이 지난달 30일 당국에 의해 강제로 사임하면서 염황춘추가 그간 고수했던 비판적 기조를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