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톈(谢田,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교수)
[SOH] 최근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이 많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보면 중국은 더 많은 서방국가들이 참여하도록 당초의 계획이나 목적을 조정하며 타협하고 있지만 이들의 시도가 얼마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왜냐하면 AIIB 설립 준비에서 ‘중국 공산당화’를 없애려고 하는 과정이 점차 강해지고 있기 때문인데, 다시 말해 중국의 투표권, 결정권, 영향력이 조금씩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표면적으로는 점점 더 많은 국가가 창립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국의 제어 능력과 지배력은 많은 국가, 특히 유럽 국가들의 참여로 조금씩 약화되고 있어 중국이 세계은행과 IMF에 대항하겠다는 목적이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4월말 베이징에서는 AIIB 설립을 위한 수석 협상 대표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 참여국들은 출자 비율과 총재 및 부총재 선출, 본부 소재지, 운영 룰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중공은 보다 많은 난제에 직면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이 AIIB 가입시 중국의 체면을 살려 줬지만, 은행의 구조, 조직 및 운영 등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면, 중국은 유럽 주요국의 가입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아시아 몇몇 국가만 참여한다면, 대부분의 출자 비율을 가진 중국은 AIIB를 국외 중국건설은행처럼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지만 서방국가들이 참여하면 은행 내부구조나 운영 규칙에 대해 ‘로버트 의사 규칙(회의 진행법)’에 따라 진행하는 등 이사회에서의 의석, 대출 투명성, 환경보호, 인권 등에 관해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AIIB에 따르면 창설 회원국의 국내 총생산(GDP)에 따라 출자 비율을 결정할 수 있어 중국이 최대 출자국이 되며, 그 다음은 인도, 독일, 프랑스, 한국, 영국, 이탈리아 등이 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GDP는 진실성 여부를 계속 의심받고 있으며 중국의 총리조차 GDP에 관한 데이터를 불신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같은 데이터에 근거한 출자 비율 결정은 AIIB 창립 초기부터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머지않아 회원국들이 중국의 거짓을 파악하게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허세를 부리며 체면에 집착하는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그 통치 합법성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국가들을 속였다. 중국에는 ‘불러들이는 것은 쉽지만, 내쫓는 것은 어렵다’는 속담이 있다. 유럽 주요국이 가입한다면 세계은행과 아시아 개발은행(ADB)처럼 서방의 규칙에 근거해 운영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노력은 물거품이 된다. 원래 중국이 AIIB를 설립한 것은 국제 규칙에 따르지 않으려는 것이므로 그들의 목적은 결국 실패할 것이다.
중국의 목적은 IMF에서의 발언권을 강화하고 IMF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에 있다. 또 미국에 위안화를 특별 인출권(SDR, IMF 가맹국이 국제 수지 악화 때 담보 없이 필요한 만큼의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 구성 통화로서의 채용을 지지할 것과 중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 조건과 중국 첨단기술의 수출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스스로 AIIB 부결권을 포기했고, 이는 미국의 우방인 영국, 프랑스, 독일이 가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AIIB 창립에 관련된 정보에 따르면, 중국이 부결권을 포기한 대신 호주가 AIIB에 가입했다. 이것은 중국의 영향력이 미국에 비해 현저히 부족함을 입증한다.
세계 각국은 중국의 AIIB 관리운영 기준, 투자 프로젝트에 관한 환경보호 기준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AIIB 운영이 시작되면 중국 당국이 GDP 성장률만을 추구하고 환경오염을 무시하며 계속해서 건설공사를 진행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영국, 프랑스, 독일이나 오스트레일리아 등 각국 정부는 환경보호 측면에서는 양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며, 각국의 환경보호 단체는 중국의 행동을 놓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르몽드’는 유럽국들이 AIIB에 참여한 이유를 “발언권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 ‘발언권’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아시아 개발도상국은 민주 국가여서 중국 특유의 오염과 낭비, 건설 프로젝트의 부패와 공사 중 재료 속임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아시아 각국은 채무자로 AIIB로부터의 대출을 변재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 특유의 부실 공사 소지를 없애고 대출에 대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러므로 중국이 아시아 각국에 국내의 과잉 생산능력, 과잉 건축재료, 과잉 노동력을 억지로 떠맡기는 것은 어렵다. 중국은 그때서야 막대한 자금을 내놓아도 최종 결정은 할 수 없고 세계은행과 ADB처럼 운영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결국 중국의 AIIB 지배 야욕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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