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설 기간 베이징은 고농도의 PM 2.5가 짙게 눌러 앉은 가운데, 중난하이에서 벌어지는 권력투쟁도 끊이지 않아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습니다.
심각한 규율 위반으로 해임된 지젠예(季建業) 전 난징 시장에 대해 음력 섣달 그믐에 해당하는 지난달 30일 중공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기위)는 뇌물수수 혐의로 그의 당적박탈과 사법기관 이송을 발표했습니다.
지씨는 지난해 10월 해임됐지만 이번에 그에 대한 처분이 발표된 데 대해 중기위의 강경한 자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지씨는 장쩌민 전 주석의 심복으로 주목받는 인물로, 지난 2001년 6월 장쑤성 쿤산(昆山)시 당위서기이던 지씨가 당시 장 주석의 시찰을 접대했습니다. 그후 1개월뒤, 지씨는 장쑤성 양저우(楊州) 시장으로 취임했고, 2004년에는, 양저우시 당위서기로 승진했습니다. 이듬해 장 전 주석이 양저우로 돌아왔을 때 지씨는 다시 접대할 기회를 잡았고, 2009년에는 난징 시장으로 취임해 장쩌민 일파의 유력자로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당대회가 개최되기 직전 중기위는 지씨를 난징에서 베이징으로 연행해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홍콩 잡지 ‘검보(脸谱)’는 이 같은 중기위의 조치에 장 전 주석이 놀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중기위는 장쑤성과 난징시 당위를 거치지 않고 직접 지씨를 구속했습니다. 그리고 사법기관 이송까지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도 장 전 주석에 대한 무례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무례함보다는 공격에 가까운 움직임도 잇따랐습니다. 지난 4일, 관영 신화사는 중기위의 부패 단속과 관련해 ‘심각한 부패가 장기적으로 만연하는 곳’에서는, ‘당사자’의 책임뿐만 아니라 ‘관련 상급자’의 책임도 추궁해 단속 범위를 한층 확대할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장기적인 집단적 부패 활동도 존재한다. 관련된 사람이 많아 활동범위도 넓다’고 지적했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은 이 지적이 저우융캉 사건을 가리키고 있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전했습니다. 저우융캉 사건과 관련해 경제계에는 쓰촨 파벌과 석유 파벌이 종횡으로 퍼져 있고, 정법위와 관련해서는 이미 30명 이상의 간부가 조사를 받았습니다.
신화사 이외에 중국 재신망은 그믐날 밤, 저우융캉의 아들 저우빈(周滨)의 부패 행적을 폭로하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방송했습니다. 후수리(胡舒立) 재신망 편집장은 왕치산 중기위서기와 친분이 있기 때문에 재신망의 보도로부터 중기위와 중국 정치의 동향을 읽어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저우빈의 부정축재 구조를 자세하게 해설한 뒤, “조사는 아직 진행중이다. 진짜 ‘큰호랑이’도 그물에 걸릴지 모른다. 눈을 비비며 기다리자”라는 함축적인 말로 끝맺었습니다.
VOA는 ‘저우빈을 여기까지 폭로하면, 저우융캉은 이미 죽은 호랑이’라며, 이른바 ‘큰 호랑이’는 저우융캉이 아니고 그보다 더 뒤에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또 중공 지도부가 저우융캉 사건을 아직 발표하지 않는 것도 큰 호랑이 장쩌민이 호시탐탐 노려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설 연휴에 부하의 체포로 자신의 영락도 결정될 수 있고, 또 ‘상급자 책임 추궁’이라는 여론도 퍼지게 되면, ‘큰 호랑이’의 위력도 한층 꺾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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