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홍콩 유력지 ‘명보’는 지난 6일, 갑자기 편집장 경질을 발표했습니다.
신문은 7일자 톱기사로 류진(劉進) 현 편집장의 퇴임소식을 전했습니다.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으나, 신문측이 지난 가을부터 방송국 개설 신청을 둘러싼 홍콩 정부의 대응을 계속 비판했기 때문인 것으로 일부는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소식통은, 이는 표면상의 계기에 불과하며, 그 내부에는 베이징 정부 내 권력투쟁 영향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명보는 홍콩 반환을 앞둔 1995년 말레이지아 사업가 장샤오칭(張暁卿)씨가 인수한 후, 친중 색깔을 보여 왔습니다. 당시 장쩌민 정부와 긴밀한 관계에 있던 것으로 알려진 장씨는 이후 중국에서의 사업을 순조롭게 확장해 ‘투자액이 수십억위안(1위안 = 약 176원)에 이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전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제임스 타운 재단은 2001년 보고서에서 중공 정부가 90년대 제3자를 통해 홍콩언론 인수에 힘을 썼다고 밝혔습니다. 명보도 그 중 하나입니다. 보고서는 또 ‘명보 뉴욕 사무실 직원들은, 그들의 진짜 보스는 다름이 아닌 중국 (주 뉴욕) 영사관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들에게는 영사관이 지시한 모든 일을 완수할 의무가 있다’라고 기록했습니다.
명보는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중공 중앙당교에서 열린 중앙선전부(중선부) ‘훈련’에 참석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훈련에는 명보 외에 ‘아주주간’, ‘문회보’, ‘대공보’ 등 친중 매체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훈련에서는 ‘참고용’이라고 하는 보도방침을 배우고, 또 중국 국내 여행도 코스에 포함돼 있습니다.
전 명보 칼럼니스트 수건(樹根)씨는 명보에 이전부터 베이징 정부의 자금이 흘러 들고 있다며, ‘몇 년 전부터, 명보는 크게 명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많은 언론인들이 기고를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명보의 인사문제는 지난해 중반부터 흔들렸습니다. 중국 주미 영사관의 ‘도움’으로 전 북미판 뤼자밍(呂家明) 총재가 홍콩 본사로 돌아가 편집담당 집행위원이 됐습니다. 뤼씨는 장쩌민파가 명보에 보낸 감시인이라는 정보도 있으며, 이번에 경질된 류 편집장과의 사이가 나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명보는 지난해 말 ‘중국 권력의 최정점 시진핑 지위 안정’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게재해 장파의 분노를 샀습니다. 속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에 따르면, 류 편집장이 보시라이 사건의 배후에 있는 공산당의 권력투쟁에 그다지 정통하고 있지 않은 점이나, 류 편집장이 최소한의 저널리즘을 관철하고 싶었던 것이 그 원인입니다.
공산당 정부의 홍콩과 해외 중국어 매체에 대한 침투는 이전부터 보도되고 있습니다. 경제적 이익을 미끼로 현지 사업가를 매수해, 그 사업가를 통해 매체를 지배합니다. 그 방식도 더 교묘해져 평상시에는 중립을 지키면서 가끔 비판적인 자세도 보이지만, 막상 때가 되면 베이징의 대변인이 되어 거짓 보도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미디어로 흘러가는 정보의 상당수는 공산당측에 의해 조작되고 있습니다. 전국인민 대표회의 등 중요 회의에 관한 정보는 대부분 이처럼 의도적으로 방출되고 있습니다. 한편, 티베트 문제와 파룬궁 문제 등, 중공이 눈엣가시로 여기는 그룹과 관련된 보도에 대해서는 일체 입을 다물고, 신화사 보도를 전재하거나 중국 정부계 보도와 같은 논조를 보이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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