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2013년 중에 공무원 재산공개가 실현되지 않으면, 1킬로미터를 기어가겠다.’
지난해 설날 항저우(杭州) 사범대 판중신(範忠信) 법학교수는 자신의 웨이보에 이같이 써, ‘자폭’했습니다. 12월 31일, 이 기록은네티즌에 의해 다시 전재됐고 판 교수의 반응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1일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교외로 보이는 곳에서 네발로 기어가고 있는 판 교수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게재되자 네티즌들의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올해 55세의 판 교수는 ‘당대 중국 법학 명가’로도 선정돼 법조계에서는 이미 유명인입니다. 지난해 소수민족 자치구를 제외한 모든 성, 시, 현, 향(乡) 수준의 관리들의 재산공개가 실현될 것으로 예측하고, '이 내기에 지면, 내 IQ는 돼지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말이다’라고 자신만만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한 해 동안 저장성이나 장쑤성 등에서 간부의 재산공개가 실험적으로 실시된 수준에 머물러 중국 전역에서의 실현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언행일치를 보인 판 교수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응은 ‘과연 판중신이라는 이름을 가진 교수다’, ‘현이나 향 등 말단 조직의 재산 공개도 실현되지 못해, 판 교수의 행동은 부패단속에 대한 실망감의 표현’이라며 정부 비판으로 향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최근 많은 간부들이 적발됐지만, 모두 중앙에서 파견된 검사팀에 의해 하향식으로 부패 간부를 찾아내고 있다’며 제도를 정비하지 않으면 부패단속은 일과성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땅을 기어가는 것이 결코 굴욕은 아니다’면서 ‘판 교수는 간부의 재산공개를 과신해 내기에 졌지만, 적어도 자신의 약속은 지켰다. 언제나 단상에서 대단한 듯이 발언하고 있는 간부보다 존경할 수 있다’고 성원했습니다.
판 교수는 중국 언론에 제18차 당대회 후, 중앙정부는 ‘권력을 감옥에 넣자’라고 부패퇴치의 결의를 보였기 때문에 개혁이 가속될 것이라고 낙관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또 땅을 기는 것으로 ‘자존심은 상했지만, 신뢰를 잃는 것보단 낫다’며 자신의 말을 실행에 옮긴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기어가기 전에는 겨우 1킬로미터니까 간단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기어가다 보니 손바닥과 무릎에 출혈이 있을 정도로 고생했지만, 가족에게도 지지를 받았고 동영상 촬영은 자신의 아내가 담당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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