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국방부는 23일, 댜오위다오 상공을 포함한 동중국해의 넓은 범위에 걸쳐 방공식별권을 설정했다고 발표하고, 이 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에 대해 중국 당국에 비행 계획을 보고하거나, 중국 국방부의 지시에 따를 것 등을 의무화하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무력에 의한 긴급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외무성은 ‘전혀 받아 들일 수 없다’고 중국측에 항의하고, 미국 정부도 같은 날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방적인 행동’이라고 중국을 비난했습니다. 이미 댜오위다오 문제로 중일관계가 냉랭해진 가운데, ‘관계 방공식별권’ 발표는 기름을 부은 격이 됐습니다.
한편 지금 이 같은 발표가 나온 배후에는 지난 주 발생한 칭다오시 폭발사고의 영향이 있다는 견해가 나와 있습니다.
지난 22일 산둥성 칭다오시에서 송유관이 폭발해, 25일 현재 사망자 55명, 행방불명 9명, 그리고 136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중국석유 사상 최대의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홍콩 빈과일보는 사망자가 100명이 넘을 것이라는 현지 주민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석유 파이프라인 복구 작업을 맡은, 허베이성에 본사가 있는 ‘완톈(万田)공사’에서만 13명의 직원시 사망했습니다. 미국의 소리방송(VOA)도 사망자가 정부 발표보다 많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전했습니다.
파이프라인을 관리하는 중국 석유화공(시노펙)은 2년 전부터 그 위험을 알면서 대책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또 27년 전 ‘교외’에 설치된 파이프라인 중 일부는 도시건설 확장으로 주거지역에서 10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으며, 현재 ‘시내’ 지하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송유관이 파열한 새벽 3시부터 폭발이 일어난 오전 10시까지 7시간 동안 주변 주민들을 대피시키지 않는 등, 이번 사고는 인재(人災)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사고 다음날, 현지 주요 신문들을 모두 사고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또 사고지역을 시찰한 시진핑 주석의 지시도 눈에 띄지 않는 곳에 게재됐을 뿐입니다. 관영 언론들은 예외없이 구조 활동에 나타난 ‘마음 따뜻해지는 미담’을 선전하고 있습니다. ‘인명경시, 체면중시’의 정부 대응에 시민들은 ‘불행이 감쪽같이 경사가 됐다’고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웨이보에는 피해 내용에 대한 해명과 사고책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또 댜오위다오를 이용하는 수법을 꺼냈다’는 글이 게시됐습니다.
이번 폭발은 사고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최근 불만을 가진 시민들에 의한 폭발 사건도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위구르인에 의한 톈안먼 광장에서의 차량돌진사건, 산시성 타이위안시 공산당 본부 앞에서 일어난 폭발사건 등이 그 예입니다. 또, 당내에서는 공산당 정권의 생존을 도모하기 위해 부패 단속을 강조하고 있는 시 주석과 기득권층과의 투쟁이 격렬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국내의 위기를 해외로 전가한다는 중국 정부의 ‘전가의 보도’가 다시 뽑혔다는 웨이보의 의견은 힘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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