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시중은행 예금이 유출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잡지 ‘경제주간’에 따르면, 4대 국유은행의 개인과 기업의 예금잔액은 10월 27일 현재, 9월 말부터 1조 2,900억위안(약 224조원)이 대폭 감소됐습니다. 지난 11일 발표된 10월 금융 통계에서도, 개인 예금은 8,967억위안(약 156조원), 기업예금은 2,068억위안(약 36조원)씩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시중은행의 예금유출은 금융개혁으로 활성화된 인터넷 금융상품 등이 원인인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는 예금금리가 당국에 의해 제한되고 있으며 오랫동안 낮은 수준으로 묶여 있습니다. 국유 은행은 낮은 금리로 예금을 모아 비싼 금리로 대출함으로써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그 이익금은 3%이상으로, 중국의 은행들이 얻고 있는 수익의 70~80%가 이 금리차에서 생깁니다.
그러나 시진핑-리커창 정권이 들어선 후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금리 시장화가 추진됐습니다. 지난 7월에는 은행 대출금리 자유화가 발표됐고, 최근 열렸던 3중전회에서도 ‘금리 시장화 추진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일정 조건을 충족한 민간투자자가 중소 규모의 은행이나 기타 금융회사의 설립을 인정하는 내용도 회의 결정사항에 포함됐습니다.
‘일정 조건’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최근 움직임에서 지도부의 금융개혁에 대한 의욕을 볼 수 있습니다. 정책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업가들은 이미 각종 인터넷 금융상품을 내놓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타오바오’ 등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알리바바 그룹은 6월 중순에 위어바오(餘額宝)라고 하는 투자상품을 발매해 불과 2주만에 66억위안의 자금을 모았고, 지난 18일에는 이 상품의 자산규모가 1,000억위안(역 17조원)대를 돌파했습니다. 때문에 알리바바 뿐만 아니라 다른 인터넷 쇼핑몰 업체와 텅쉰(謄訊)과 같은 인터넷 포털업체도 위어바오와 유사한 투자상품 판매에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유은행의 독무대였던 중국의 은행제도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7월에는 국무원이 민간투자가의 은행설립 허가 방침을 발표했고, 9월에는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가 민영은행 발전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대형 소매업체, 부동산 개발업체, 인터넷 포털업체 등이 민영은행 설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3중전회에서 민영은행 설립을 인정했기 때문에 향후 이 같은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