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톈안먼 광장의 검은 연기가 사라진 가운데, 중국 공산당이 5년에 한번씩 경제, 정치 분야의 개혁을 논의하는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 전회) 개최가 11월 9-12일로 정해졌습니다. 회기에 맞춰 힘으로 보시라이 사건을 ‘해결’하고, 신쾌보 기자 구속 파문도 억지로 수습했지만, 톈안문에 내건 마오쩌둥 사진을 향한 차량 돌진사건으로 베이징에는 불온한 공기가 퍼지고 있습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지난 23일, 중국 내 경제계 전문가와 만났을 때, 18기 3중 전회에서는 개혁, 발전, 안정의 균형을 취하면서, 큰 “정치적 용기와 지혜”로, “사상을 더 해방하고 생산력을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말했습니다. 또 정치, 문화, 사회, 환경, 생태보호 등 각 영역에서 개혁을 촉진시켜, “발전 과정에서의 난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3월에 시작된 시진핑-리커창 정권은 전혀 ‘사상을 해방’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난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힘으로 억제하는 것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톈안먼 차량돌진 사건은 그 반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 이 사건은 폭력이 폭력을 부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장 자치구에서는 지난 6월말부터 2개월간, 인터넷에서 ‘안정을 위협하는 허위정보’를 유포한 256명, 지하드 등 ‘극단적인 종교 사상’을 전한 139명이 구속되는 등 단속이 강화되고 있었습니다. 홍콩의 중국 인권 민주화운동 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번에 차에 타고 있던 3명중 1명은 지난 6월에 일어난 대규모 충돌로 당국에 의해 사살된 사람의 유족입니다.
위구르인과 베이징의 대립은 당국의 폭정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중앙민족대 이리함 트후티 교수는 이번 사건에 대해 프랑스 RFI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증거가 나타나기 전에 위구르인에 의한 행위, 더구나 테러 행위로 결정하는 것은, 1천만 위구르인의 처지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당국의 정보조작을 경계했습니다.
트후티 교수가 우려하는 이유는 최근의 중국 정계의 움직임에 있습니다. 당국의 정보 조작 횟수와 그 정도도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발생한 ‘신쾌보’ 사건의 경우, 친정부 성향 기업의 부정 의혹을 알린 기자가 구속된 후 신쾌보가 지면으로 해당 기자의 석방을 요구하자, 그 기자가 중앙TV(CCTV)에 나와 자신의 보도가 허위라고 인정하는 형태로 사건이 수습됐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보도가 허위라고 인정하는 데 사용된 자료의 불분명함, 구류 중임에도 CCTV가 취재해 전국 방송한 것, 해당 기자의 목에 핏자국이 남아 있는 것 등, 조작된 흔적이 많습니다. 고문으로 자백을 강요해 ‘완전히 나가 떨어진’ 모습을 방송함으로써, 정부에 반항한 결과를 보여 그 효과를 노린다는 시나리오가 보일 듯 말 듯 합니다.
이 수법은 마오쩌둥 시대의 반우파 투쟁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저명한 지식인들이 인민일보에 ‘인민에게 죄를 인정한다’, ‘인민에게 투항’ 등의 글을 ‘발표’했습니다. 최근에는 이 전통이 격세유전되고 있는 경향이 보입니다. 정부를 비판하고 1,200만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중국 인터넷에서 유명한 투자자 쉬에만쯔(薛蛮子)씨도 지난 8월 CCTV에서 성매매 혐의를 ‘공개사과’한 바 있습니다.
격세유전의 원조라고도 할 수 있는 보시라이도 이 공개자백에 걸려들었지만, 마지막 순간에 ‘약속’을 깼습니다. 정보를 조작하는 쪽이었던 보시라이는 이 ‘조작된 투명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와 동일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그의 말단의 죄를 재판할 수 있다고 해도, 기업가, 인권활동가, 파룬궁 수련자들에게 가한 박해와 정변계획 등의 어둠을 투명화할 용기는 그들에게 결코 없을 것이라는 것을 보시라이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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