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인구 7만명의 허베이성 피서지 베이다허(北戴河)에 예년과 같이 당 지도부와 원로들이 모였습니다. 당과 국정 운영 등 주요 방침을 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독일 도이체벨레 방송은 6일 베이다허의 삼엄한 분위기에 대해 ‘만(湾)에 정박하고 있는 3척의 군함’ 이나 ‘유리를 짙은 색으로 썬팅한 차 행렬’ 에서, ‘올해도 베이징 지도부가 온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방송은 또 이번 회의는 ‘시진핑 지도부가 출범한 후 첫 베이다허 회의’ 이며 ‘올해는 특히 긴장된 분위기’라면서 향후 경제구조 개혁과 당 운영,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의 재판 등이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칭화대 정치학자 우창(呉強) 박사는 “이번 회의의 중심 의제는 리커창 총리의 경제정책이 될 것”이라며, “이익 집단간의 흥정이 사태를 복잡하게 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4대 국유은행 (공상, 농업, 건설, 중국)이 하나의 이익집단을 이루고, 기타 지방정부와 산업 각계도 각각의 이익을 위해 치열한 공방을 펼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회의 직전인 지난달 30일, 시 주석이 주재한 중앙 정치국 회의에서는 재정, 금융개혁을 향후에 ‘깊게 추진’하는 것이 당면 방침으로 결정됐습니다. 그러나, 성장 중시에서 왜곡 해소로 경제정책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리커창 총리 앞에는 그림자 은행 문제나 금융 불안, 경제성장 둔화, 취직난, 그리고 이들에 의한 사회불안 문제가 놓여 있습니다.
10월에는 당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 회의 (3중 전회)가 예정되어 있어, 중국의 중장기 경제정책 등이 결정됩니다. 그 준비회의가 되는 베이다허 회의에서 시진핑 지도부는 각 세력과 이익집단의 이익다툼을 정리해 정권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고, 향후 경제구조 개혁의 행방도 이에 좌우될 것입니다.
한편, 당내 세력다툼이 베이다허 회의를 앞두고 표면화됐습니다. 지난 5일 중국 공산당계 매체는 정치체제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였습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헌법에 근거한 국가의 운명을 주장하는 ‘헌정 추진파’는 ‘사실상 자유주의 사상에 찬성하고 평화적 수단으로 ‘자본주의 헌정’으로 전환할 목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 논조에 대해, 같은 날,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学習時報)는 ‘집정당은 정치체제 개혁에 뛰어나야 한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지금의 중국 정치체제 개혁을 실시할 ‘필요’와 ‘긴박성’을 강조했습니다.
현재, 중공의 뜻은 실질적으로 헌법보다 상위에 있어, 헌정의 실행은 공산당 권력에 법적 제한을 두는 것이므로 공산당 지도체제가 위협을 받습니다. 그러나 법치의 결여는 공산당 간부의 부패와 환경오염의 온상이 되기도 해 사회불안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법치의 시금석이 될 보시라이 사건도 순탄치 않습니다. 곧 첫 재판이 열릴 보시라이의 후원자인 장쩌민 등 보수파는 여전히 시진핑 지도부를 흔들고 있습니다.
관영 신화사는 보시라이에 대한 혐의로 거액의 뇌물수수와 횡령, 직권 남용을 들었지만, 뇌물수수와 횡령 총액은 2,500만위안(약 45억원)으로 적습니다.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애초에 조사에 비협조적이었던 보시라이는 일전에 협력하는 자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당내 안정을 중시한 시진핑 지도부와 보시라이를 포함한 보수파들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음을 추정하게 합니다. 이달 내 열릴 재판에서 보시라이의 형량은 이번 베이다허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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