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장관을 역임한 마이클 헤이든씨는 최근 세계 2위의 중국 통신 기기 제조사인 화웨이(Huawei)가 중국 당국을 위해 첩보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호주 파이낸셜 리뷰지는 19일 헤이든 전 장관과의 독점 인터뷰를 게재했습니다. 인터뷰에서 헤이든 전 장관은 화웨이가 중국 당국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서방 국가들의 첩보기관은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다”, “화웨이가 건설 하청을 받은 여러 나라의 네트워크 통신 시스템 내부 상세정보를 중국 당국에 부정유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헤이든 전 장관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자국 네트워크 통신 시스템의 주요 부분에 화웨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결코 피해야 한다고 경종을 울렸습니다. 그는 화웨이 미국 지사가 자신에게 이사회 진출을 타진했지만 거절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10월 발표된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보고서는 전 화웨이 유럽지사 직원의 말을 인용해, 화웨이의 영업활동과 인사 문제 등은 중국 당국의 지시로 움직이고 있으며, ‘마치 첩보기관 같다’고 지적한바 있습니다.
화웨이와 중국 군부와의 불투명한 관계도 이전부터 문제시되어 왔습니다. 화웨이 설립자이자 회장인 런정페이(任正非)씨는 군에서 퇴역한 지 4년 후인 1987년에 화웨이를 설립하고 당국이 추진하는 전기 통신사업의 최대 수혜기업이 됐습니다.
2011년 10월에 발표된 CIA 조사보고서는, 당시까지 3년간 화웨이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2.5억달러(약 2,790억원)의 자금을 지원 받았다며, ‘구소련의 첩보기관 KGB를 닮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 화웨이의 미국 대기업 인수 제안을 수 차례 기각했습니다. 영국과 호주 진출도 종종 좌절됐습니다.
지난해 10월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화웨이의 통신 장비에 대해, ‘미국의 안전보장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조사보고서를 발표하고, 휴대 통신사업자들에게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권고했습니다. 호주 역시 동일한 이유로 화웨이 기술을 자국 통신 인프라에 도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2012년 7월에 개최된 해커들의 연차 세계대회 ‘데프콘(DefCon)’에서는 화웨이의 라우터에 백도어가 설치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백도어를 이용해 사용자의 각종 정보를 절취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인터넷 연결 및 통화에 관한 정보와 데이터 변조, 파괴도 가능’하다고 경고했습니다.
3년 전 화웨이가 하청을 받아 구축한 영국의 사이버 보안 평가센터(UK CSEC)에 대해, 지난 6월, 영국 의회 정보 공안 위원회(ISC)는 보고서에서 ‘필요한 사이버 공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영국 기업들에 의한 화웨이사 제품 도입에 대해 영국 정부의 감독체계가 ‘너무 엉성하다’,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영국 정부의 검사체제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는 18일 이 센터의 운영상황을 조사할 것을 결정했습니다.
인도 정부는 2010년 3월, 화웨이 등 중국 통신기기 대기업의 통신 장비, 기기에 도청 칩 등 ‘스파이 부품’이 포함돼 있다며 안전 검사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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